2013 CES 8일 美서 개막…보면서도 안믿기는 TV기술 전쟁
세계 최대의 가전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8~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다. CES는 그동안 △VCR(1970년) △캠코더와 CD(1981년) △닌텐도 게임기(1985년) △DVD(1996년) △X박스(2001년) △IPTV(2005년)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트렌드세터’ 역할을 해왔다. 주최 측인 미국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올 CES에는 세계 48개국, 3000여개 업체에서 2만여개의 신제품 및 신기술을 출품한다. 전시장 크기만 187만㎡(56만평)에 달한다. 올해 CES의 트렌드를 짚어본다.

①TV 전쟁, 0.4㎝ 따라올 자 누구냐

CES의 핵심은 TV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TV는 2000년 이후 평판으로 진화했다. 이후 경쟁의 초점은 화질과 두께였다. LG전자가 지난 2일 국내 예약판매에 들어간 5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두께는 스마트폰보다 얇은 0.4㎝. 백라이트(광원)가 필요없는 OLED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화질은 OLED를 보다 보면 LCD로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중평이다. 삼성전자도 OLED TV를 출시할 경우 시장 형성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직 OLED가 없는 일본, 중국 업계는 해상도를 풀HD보다 4배 높인 UHD(울트라HD) TV를 들고 나온다. 삼성전자도 세계 최대 110인치 UHD TV를 전시한다. UHD와 OLED가 벌이는 한판 승부도 볼거리다.

TV 전쟁의 또 한 축은 콘텐츠다. 방송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만 틀어댔던 TV는 스마트TV로 진화해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보여준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업계는 ‘삼성 vs LG연합’의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1위 삼성이 독주하자 2위인 LG전자 주도의 ‘스마트TV 얼라이언스’에 최근 파나소닉과 IBM, 스페시픽미디어, 테크니샛, 에이박스42 등 5개사가 새로 가담했다. 이로써 이 연합체는 도시바, 퀄컴, 유미 등 기존 멤버를 포함해 글로벌 점유율 30%대의 거대한 스마트TV 동맹으로 부상했다. 흡사 모바일판 iOS와 안드로이드의 전쟁 양상과 비슷하다.

2013 CES 8일 美서 개막…보면서도 안믿기는 TV기술 전쟁

②커넥티드 세상이 온다

가전의 또 다른 화두는 ‘커넥티드(connected)’다. TV와 스마트폰을 축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와이파이 등을 통해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기기 간 연결을 지원하는 ‘올셰어(all share)’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모든 기기 사이에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카메라 등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적용시킨 가전 제품을 대거 출품한다.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요리 메뉴를 선택한 뒤 스마트 오븐에 가져다 대면 오븐이 알아서 조리 시간과 온도를 자동 설정하는 식이다.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확산되고 있다.

③자동차, 이제 스스로 운전한다

2013 CES 8일 美서 개막…보면서도 안믿기는 TV기술 전쟁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크라이슬러, 아우디, 스바루 등 완성차 업체 7곳과 전장부품 업체 110여곳도 이번 CES에 참가한다. 이들은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및 고도화된 네트워크 접근성을 가진 ‘스마트카’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라이트는 위성항법장치(GPS)와 센서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길을 찾는 자동 운전 기술이다. 이 기능은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충돌 방지, 지능형 자동 주행 시스템, 주차 보조 등으로 일부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에 특화된 스마트폰 연동 제어(MHL)와 NFC, 18인치급 대화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운전자 얼굴 인증 및 상태감지 시스템(DSM) 등을 공개한다.

게리 샤피로 CEA 회장은 “CES 2013에서 첨단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④전자와 건강의 결합

디지털 헬스 기기가 신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15개 관련 업체가 전시장 남쪽의 2개 구역을 가득 채운다. 전년 대비 25%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질병을 원격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는다. 미국의 헬스스폿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첨단 텔레헬스시스템을 선보인다. 몸에 착용이 가능한 헬스케어 기기, 원격 청진기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헬스케어 기기도 선보인다.

라스베이거스=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