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희망을 안고 새해 아침이 밝았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 한 가지는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동안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산업화에 성공하고 어느덧 지식사회 선두에 서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산업사회에서 잘 작동하던 성공방정식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도 경험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골라내는 1차방정식을 잘 풀면 됐는데 이제는 정답을 만들어내고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하는 3차방정식을 풀어낼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됐다. 따라서 학생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학교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전문성과 함께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지식사회형 인재를 기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차에 2010년 밥실험을 통해 이 3차방정식의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밥을 두 병에 담고 ‘감사합니다’와 ‘짜증나’를 각각 써 붙인 뒤 아침저녁으로 두 병에 써붙인 대로 말을 해 주었다. 20일이 지나자 ‘감사합니다’ 병의 밥은 그대로인데 ‘짜증나’ 병의 밥은 까맣게 썩었다. 하도 신기해서 실험을 다시 해보았다.

이번에는 ‘감사합니다’와 ‘증오합니다’ 외에 한 병은 글자를 써붙이지 않고 말도 걸지 않고 왕따를 시켜봤다. 앞의 두 병은 전에 실험한 것과 같았으나 왕따시킨 것은 상태가 제일 나빴다.

그래서 전자현미경과 실체현미경으로 곰팡이들의 모습을 확대하고 사진도 찍어봤더니 ‘감사합니다’ 곰팡이는 질서 있는 모습이었는데 ‘증오합니다’ 곰팡이는 모습이 불규칙했고, 왕따시킨 병의 곰팡이는 모습이 무섭게 느껴졌다.

나는 이 결과를 교수들께 보여주며 학생들을 대할 때 좋은 말을 사용하자고 했고, 학생들에게는 감사일기를 쓰자고 했다.

감사수첩을 만들어 전교생에게 나눠주고 하루에 다섯 가지씩 감사일기를 쓰도록 했다. 감사일기를 열심히 쓴 학생들은 성적이 오르고 학교생활도 아주 활기차게 했다. 이런 결과는 미국의 긍정심리학자 로버트 에몬스 박사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데일 카네기의 “행복한 일을 생각하면 행복해지고 비참한 일을 생각하면 비참해진다”는 말과도 같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경제적 여건이 나빠져 불행해진 것보다는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부각시켜 스스로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면이 있다. 새해에는 생활 속에서 감사할 것을 하루에 다섯 가지씩 찾아 감사일기를 적어 보자.

제갈 정웅 < 대림대 총장·시인 gratitudeal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