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리 경제는 그동안 부딪혔던 문제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드러난 지역·세대·계층간 불신과 불화가 야기할 정치적·경제적 갈등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3개국의 지도부가 동시에 교체되거나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데 따른 지정학적·외교적 불확실성도 여느 때와 다른 차원의 리스크다.

그렇다고 최근 2년간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줬던 선진국발 경제위기가 크게 개선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적으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 위축도 무척 우려스런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계부채 문제도 경제의 발목을 잡을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절망적 요인들만 끌어안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위기가 아닌 해가 없었다. 도전과 응전, 성공과 실패, 하강과 상승, 불안과 안정이 교차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해외경기가 좋으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들썩였다. 수출이 늘어나고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면 저환율이 악재로 다가왔다. 경제는 그렇게 늘 순환해왔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위기 이후다.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새로운 질서, 미처 예상치 못했던 패러다임이 다가올 것이다. 신질서의 승자로 올라서야 한다. 근면성 역동성 진취성 등 한국의 강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창의성과 상상력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산업트렌드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다시 모바일로 급변하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발빠르게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을 열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기회는 늘 우리 곁에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대선이 끝난 뒤의 어수선함도 곧 정리될 것이다. 한국은 전후 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정보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다. 얼마든지 내부 갈등을 통합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갈 수 있다. 과거의 성공경로가 전대미문이었듯이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길도 창조적 개척자의 여정이 될 것이다.

2013년 계사년은 그 작은 출발점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