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직에 도전한다.

외교통상부는 내년 5월 말까지 선출되는 차기 WTO 사무총장직에 박 본부장이 입후보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외교부는 곧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사무국에 후보자 등록 신청을 할 예정이다. WTO는 세계 무역분쟁을 중재하는 국제기구로 1995년 출범했다. 무역분쟁 조정 외에 관세인하 요구, 반덤핑 규제 등 막강한 법적 권한과 구속력을 갖고 있으며 최고 의결기구는 총회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한국은 1999년 3대 사무총장 선거 당시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이 출마했지만 당선에 실패했다.

박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뽑히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국제기구 수장에 오르게 된다. 올해 세계은행 수장을 맡은 김용 총재는 미국 국적이다.

신임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9월부터 4년간으로 1년 연임이 가능하다. 파스칼 라미 현 WTO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8월31일까지다. 현재 인도네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등 7개국의 전·현직 통상 장관들이 차기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을 마쳤다. 외교부 관계자는 “박 본부장은 WTO 출범의 계기가 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직접 참여했고 무역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통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은 이달 말 입후보자 등록 완료, 내년 1~3월 15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선거 캠페인, 3~5월 후보자 1인 압축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박 본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국국제통상학회장 등을 거쳐 작년 12월부터 통상교섭본부를 이끌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