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형빌딩 4곳 정전…'블랙아웃' 철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연일 혹한에 전력사용 역대 최고…내달 중순 서울 영하 20도 '초비상'
올들어 6번째 '관심' 발령
올들어 6번째 '관심' 발령
전국을 강타한 한파로 전력 수급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4.5도를 기록한 26일 전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최대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중순엔 영하 2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등 더한 한파가 올 전망이어서 전력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혹한으로 최대 전력수요 역대 최고치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경북 의성은 영하 19.2도로 12월 최저기온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태백(영하 18.3도), 대관령(영하 23.5도)은 각각 역대 12월 기온 중 두 번째, 네 번째로 낮았다. 한낮에도 추위가 이어져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영하 7도에 머물렀다.
혹한으로 전기 사용이 급증해 이날 오전 10~11시 최대 전력수요가 7589만7000㎾를 기록하면서 지난 18일(7517만2000㎾)의 역대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순간 최대 전력수요는 오전 11시1분에 7658만4000㎾까지 치솟았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24분 전력 여유분을 나타내는 예비전력이 371만㎾로 떨어진 뒤 400만㎾ 미만으로 20분간 지속되자 전력 비상단계 1단계인 ‘관심’을 발령했다. 올 겨울 들어 6번째다. 관심은 예비전력이 400만㎾ 미만인 상황이 20분간 이어지거나 순간적으로 350만㎾ 아래로 떨어질 때 내려진다.
이날 오후 1시26분께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일대 정전으로 교보빌딩 등 인근 4개 건물에 전기공급이 45분 동안 끊겼다. 한국전력은 “전력 흐름을 제어하는 개폐기 불량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력 수급 상황과는 무관한 일반적인 정전사고”라고 설명했다.
◆최악 한파 1월이 더 문제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는 시베리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예년에 비해 강해진 데서 비롯됐다. 눈이 쌓이면 태양열을 반사해 기온이 낮아진다. 올해 평년보다 시베리아에 눈에 많이 내리면서 공기가 더욱 차가워져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북극의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북반구로 내려온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기상청은 27일에도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추위가 이어지다가 28일부터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0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또다시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찾아오겠다.
한파는 다음달 중순께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민간 기상업체인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다음달 중순께 서울 등 중부지방에 영하 15~20도의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며 “이때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겨울 한파가 주기적으로 뚜렷이 반복되는 점도 전력 수급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한전 측은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진다”며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70만~100만㎾ 정도 수요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케이웨더는 다음달 중순께 전력 수급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한전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조업을 않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등 수요 관리를 통해 블랙아웃(대정전)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조미현/하헌형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