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임직원의 남녀 비율은 62% 대 38%였지만 임원 등 고위직의 여성 비율은 3%에 그쳤다.
한국경제신문이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과 함께 최근 실시한 ‘2012년 외국계 기업의 국내 공헌도 평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평가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의 국적을 가진 23개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의 자료 분석을 토대로 이뤄졌다. 신만수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장(경영학과 교수·사진)은 “집중적인 분석을 위해 조사 대상을 23곳으로 한정했다”며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공헌도 등을 처음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지출 국내 기업의 4분의 1
23개 외국계 기업의 지난해 사회공헌 지출액은 세전 이익의 0.77%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한국 기업의 지출 비율 3.0%(2010년 기준)의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사회공헌 지출에 다소 인색하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일본계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한국성전의 사회공헌 지출액(세전 이익 대비)이 3%로 가장 높았다. 소니코리아(1.17%) 카디프생명보험(0.70%) 타타대우상용차(0.54%)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 기업 임직원의 자원봉사 시간은 1인당 연평균 7.2시간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기업은 사회공헌을 위해 재정적인 기부보다 비재정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은 분석했다.
노조 설립 비율은 39%였다. 한국 기업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2011년 기준으로 10.1%다. 외국계 기업들은 평균 13.3개의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주택자금 대출, 경조사비 지원 등 자금 지원과 의료 교육 여가 등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복지 제도가 26개에 달해 조사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적극적인 환경경영 펼쳐
조사 대상 외국계 기업들이 지난해 환경경영에 투자한 금액은 평균 23억9000만원이었다. 제조업은 평균 32억4000만원을 지출한 데 비해 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비제조업은 1억8000만원에 그쳤다. 업체별로는 타타대우상용차 80억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70억원 등이었다. 환경경영 담당자 또는 전담부서를 갖추고 있는 곳은 61%였다.
외국계 기업들의 52.2%는 환경경영의 초점을 ‘자원 및 에너지 사용량 최소화’에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경영의 주된 동기로는 △본사 차원 전략에 동참 △정부 규제에 대응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구매 욕구 증대 등을 꼽았다. 제조업 분야의 외국계 기업들은 오염물질 및 폐기물 배출량 최소화 제도를 대부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30%가량은 기술 지원 및 교육을 통해 협력업체의 환경경영을 지원하고 있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