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겨울철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대형 건물 413곳에 대해 집중 관리에 나선다고 21일 발표했다. 시가 지난 7월30일 공포한 ‘서울시 에너지조례’에 따르면 연간 에너지 사용량 2000TOE 이상인 413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에너지 소비량을 상시 공개하는 전광판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조례를 준수한 곳이 10%에 불과하다는 한국경제신문 보도가 나오자 서울시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본지 12월12일자 A38면 참조

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에너지 전광판을 설치한 건물은 전체 대상 413곳 중 10.9%인 45곳에 불과했다. 당초 시는 연말까지 413곳에 모두 전광판을 설치토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전광판 설치 에너지조례가 의무가 아닌 권고 사안이어서 건물주들이 조례를 어기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10월까지 전광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던 서울 25개 자치구 청사의 경우도 이달 기준으로 전광판을 설치한 곳은 절반에 불과하다.

이인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겨울철 에너지 점검 활동 시 현장 확인과 함께 미설치 건물을 대상으로 조속히 설치토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연말까지 에너지 소비량 공개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은 대형 건물의 명단을 일괄 공개할 방침이다. 해당 건물들은 전광판에 건축물의 냉난방 온도, 현재 전력 사용량, 전년 대비 전력 사용 증감량, 에너지 절약 실천·협조 사항 등을 표시해야 한다.

시는 내년부터 에너지 소비량 상시 공개 전광판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건물을 한국전력과의 계약전력이 연간 1000㎾(약 800TOE) 이상인 건물 165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옥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내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량이 서울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8%를 차지한다”며 “건물 입주자와 이용자에게 전력 사용량과 증감 현황 등의 정보를 전광판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