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반독점법 위반을 우려하는 이의성명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법정공방을 하면서 표준특허의 공정한 사용을 보장하는 '프랜드' 원칙을 위반하고 권한을 남용했다며 조사에 착수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20일(현지시간) 호아킨 알무니아 EU집행위 경쟁위원장은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EU는 삼성전자에 대해 반독점 이의성명을 채택할 것" 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 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의성명에서는 해당 회사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지 최신 조사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이의성명이 나오면 삼성전자는 혐의에 대해 서면이나 청문회 등을 통해 반박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이라며 "EU 발표에 따라 우리 측 입장을 적극 소명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무니아 위원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EU 집행위가 삼성 측이 스마트폰 표준특허권을 유럽시장에서 남용했는지는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EU의 반독점 조사를 의식해 애플에 대한 판금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같은 날 애플은 미국 법원에서 자신들이 요청했던 삼성전자 26개 제품에 대한 영구 판매금지 조치가 기각된 것에 대해 항고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