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통령 선거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증시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로 볼 때 대선 종료 후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대통령 선거 후 첫 해 증시는 전반적으로 올랐다.

1990년 이후 대통령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보면 15대 김대중 대통령 때가 49.5%로 가장 높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29.2%를 기록했다. 김영삼 대통령 때는 27.7%였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로 30.6% 하락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1년간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며 "임기 2년차에 고점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첫해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은 대통령 단임제 특성상 집권 초기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시도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때는 각각 '신경제 5개년 계획'과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철폐'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때는 '경기활성화조치'와 '747정책' 등을 통해 집권 초 경기부양 시도를 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대통령제는 5년 단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집권 초기 재정확대를 강하게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며 "정부 정책의 안정성이 확보될 내년 2∼3월 이전이 주식을 매수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뒤 결국 대외 경기여건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처럼 유로존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 등 경기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 변수가 존재할 경우 대선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 대선의 영향력을 줄이고 있다" 며 "대선 이후 안정을 되찾은 국내 증시는 다시 글로벌 경기에 시선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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