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사파이어 잉곳·웨이퍼업체인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30% 가까이 떨어졌다.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의 핵심소재업체인 만큼 부진한 LED 시장 전망과 함께 수급이 꼬이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탔다. 현재 주가(17일 종가·2만8300원)는 공모가(6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밀렸다.

이에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주가 안정을 위해 47억4400만원 규모의 자사주 16만주를 장내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기간은 내년 3월15일까지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증시가 움직이면서 소외된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 무상증자 등을 통한 주가 방어에 속속 나서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취득에 나서 눈길을 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13개 코스닥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신탁 포함)을 결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코스닥사가 3개에 불과한 데 비춰 약 네 배로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자기주식을 매수하기로 결정했으나 3곳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지난달부터 코스닥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10월 4건에 그쳤던 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11월 17건으로 대폭 확대됐고,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래나노텍은 지난 12일 주가 안정을 위해 현대증권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해덕파워웨이, 넥스턴, 동국산업 등이 신탁 혹은 직접 취득 방식으로 자기 주식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달 들어 보령메디앙스, 경봉, 하이소닉 등 8개 코스닥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같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최근 미국 재정절벽 등 거시경제 우려가 걷히지 않으면서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경택 동양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펀더멘털(내재가치) 보다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사가 당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저평가 판단의 한 가지 신호가 될 수 있어 자사주 매입 기업들의 추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