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신장과 조혈모세포(골수)를 동시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양철우·정병하, 혈관외과 문인성·김지일,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김희제 교수팀은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 투석 중인 류모씨에게 신장·골수 동시 이식수술을 통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면역관용은 장기이식 수혜자가 공여자의 장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장기이식 후 보통 면역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기 때문에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오랜 기간 복용 후 당뇨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의료진은 류씨 누나의 신장을 먼저 이식하고 그 후 냉동 보관된 누나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뒤 이식편대숙주질환(골수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질환)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 치료해 환자를 성공적으로 퇴원시켰다.

양 교수는 “골수이식을 통한 면역관용유도는 최근 미 하버드대, 노스웨스턴대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수술”이라며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억제제가 필요없는 이식이 실현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