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5일로 다가온 한국미술협회(미협) 이사장 선거에 한국화가 이범헌(50), 서양화가 김일해(58), 조강훈 씨(51)가 출마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미협의 운영시스템 혁신과 미술인 4대보험 의무보장, 집행부의 투명성 확보, 신진 중견 원로작가를 위한 발표 무대 확대, 미술인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한국문화예술사업단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위축된 미술인의 처우개선, 시민 공모전을 통한 글로벌 미술대전 운영, 청년작가 지원 방안까지 내놓았다.

그는 “현재 미협의 운영 틀을 ‘한국미술가총연맹’으로 바꾸고 전국 15개 지회를 사단법인 이사장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미술가총연맹은 정책 개발과 미술인 권익 옹호에 역점을 두는 대신 지역 사단법인은 다양한 미술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씨는 미술인 4대보험 의무보장과 국제아트매니지먼트 기구 창설,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심사 및 운영방법 혁신, 청년작가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영남대 미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38차례 개인전과 500여차례 그룹전을 치른 그는 한국미술문화포럼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국제 아트매니지먼트기구 설립을 통해 해외에 ‘미술한류’를 육성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예선제를 도입하는 등 운영과 심사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며 “매년 그랜드 아트페스티벌을 열고 기업들의 미술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기업상도 신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소수에 의한 폐쇄적 운영으로 갈등을 빚어온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에 ‘원로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투명하고 개방적인 공모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예술인 복지법 개정에 최대 역점을 두고 모든 미술인들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선대 미대 출신으로 한국미술문화진흥회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정부가 복지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4대보험 적용을 고민했지만 예산과 현실성 부족 등의 이유로 산재보험만 남겨 놓은 상태인데 가입한 화가가 단 한 명도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동에 미협 전용 미술관을 설립하고 미술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미협은 1961년 출범한 후 서울과 15개 시·도지회에 3만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단체다. 그러나 미협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 공모전과 각종 사업에 대해 비리 의혹이 심심치 않게 터져나와 상당수 미술인들이 외면하는 등 부작용을 겪어왔다.

이사장은 내년 1월5일 전국 10개 지역 투표소에서 회원들이 선출하게 된다. 서울과 경기지역 회원은 오후 2~6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투표한다. 신임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내년 2월 중 시작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