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롯데자이언츠 코치(42·사진)가 보유중인 강남 건물을 90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투자금이 8억8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81억2000만원을 번 셈이다.

16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자료에 따르면 정 코치는 최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에 보유중이었던 지상 6층까지 건물을 90억원에 매각했다. 199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대치동 학원가 중심에 있으며 연면적은 1590㎡(약 482평)에 달한다.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중국음식점을 비롯해 학원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만큼 안정적인 월세가 확보된 건물로 알려져 매수 희망자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공인중개사는 "정 코치의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주변에 파다했다"며 "절대금액은 높은 편이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대여서 신속하게 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빌딩의 월수익(월세+관리비)은 42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 수익률은 6%에 달해 대치동 빌딩 중에서도 알짜매물로 주변에서 화제가 됐었다는 전언이다.

특히 정 코치는 2001년 5월 매수 당시, 경매를 통해 건물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인수 금액은 28억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은행 융자금(20억원)을 고려할 때 8억8000만원에 이 빌딜을 샀다는 계산이다.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해 9억원도 되지 않는 금액을 투자해 11년 만에 90억원에 되팔게 됐다.

전문가들은 정 코치의 빌딩 매도형태가 현명했다고 평가했다. 김주환 원빌딩부동산중개 빌딩사업부 10팀장은 "이 빌딩은 매물로 나오자마자 많은 매수자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매도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10~20% 낮은 수준으로 매기면서 빠른 매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빌딩시장은 건물 매입을 희망하는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며 "매도인들은 경기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적정선으로 양보하면 얼마든지 매도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코치는 프로야구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 KIA 타이거즈의 선수로 활약했다. 1999년 20승 7패로 다승왕에 올라 한국 프로 야구의 '20세기 마지막 20승 투수'로 기록됐다. 2008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넥센히어로즈에서 인정을 받았으며 지난 11월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코치로 영입됐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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