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존 편의점에서 250m 이내 거리에는 같은 브랜드의 신규 편의점이 들어설 수 없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을 13일 시행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거리 제한 대상은 편의점 가맹점 수가 1000개 이상인 CU, GS25,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 5개 브랜드다. 다만 왕복 8차선 도로로 구분된 상권이나 대학·병원 등 특수상권,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는 지역 등은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얻으면 거리 제한을 받지 않는다.

편의점업계는 당초 거리 제한 범위를 50~150m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현재 편의점 간 평균 거리가 250~300m인 점을 감안해 기준을 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250m 이내에 같은 브랜드가 있는 편의점 비율은 GS25가 51.4%로 가장 높고, 이어 CU(44.6%) 세븐일레븐(41.9%) 바이더웨이(26.7%) 미니스톱(21.6%) 순이다.

편의점 거리 제한은 동일 상권 내 ‘중복 출점’에 따른 편의점주의 경영부실을 막기 위한 조치다. 편의점 주인이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벌려면 하루 매출이 최소 130만원은 돼야 하는데, 전국 편의점 가운데 25%가량이 하루 매출 100만원 이하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가맹점이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 가맹본부가 받을 수 있는 위약금을 계약금의 10% 이내로 제한했다. 대신 가맹점은 계약 해지를 희망할 때 3개월 전에 가맹본부에 알려야 한다.

편의점업체들은 공정위 기준에 대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엄격한 규제로 편의점 창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신규 출점의 절반가량이 기존점의 250m 이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베이비부머 등 창업 희망자들의 소자본 창업 기회가 줄어들고 편의점으로 전환하려는 영세 슈퍼나 소규모 소매점들도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송태형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