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와 아기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분만’이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인권분만은 프레데리크 르봐이예와 미셸 오당 같은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들이 주장한 개념으로 의료진 위주인 근대의학의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빛과 소음으로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분만실을 어두운 조명과 조용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식이다.

또 아기가 출산 직후 엄마 가슴에 안겨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

탯줄은 분만 5분 후에 잘라 태아 호흡이 폐 호흡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준다. 탯줄을 자른 후에는 욕조에 잠시 머물며 중력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이렇다 보니 일반 분만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비용을 더 받지도 않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동원산부인과(원장 김상현·사진)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인권분만 병원이다. 김상현 원장은 “임신부와 태아에게 시각·청각·촉각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는 게 인권분만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인권분만연구회 회장으로서 한국 최초로 르봐이예 분만을 도입, 인권분만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현재 전국적으로 11개 산부인과 병원이 인권분만을 선언했다”며 “인권분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