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장군이 맹위를 떨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증시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효과와 삼성전자의 질주 등으로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코스피 2000선 돌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오후 1시2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3.54포인트(0.69%) 오른 1988.98을 기록중이다. 장중에는 199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피는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힘입어 장중 줄곧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오름폭을 높이며 계속해서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는 것도 지수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하며 2374억원을 순매수중이다. 개인은 1889억원, 기관은 346억원 매도우위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은 '사자'를 나타내고 있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893억원, 1527억원 순매수를 기로갛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2421억원 어치를 사고 있다.

미국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산타 랠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2일(현지시간) FOMC회의에서 뒤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형상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프로그램의 대체 양상이지만, 미국 Fed 자산수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4차 양적완화(QE4)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번 Fed의 QE4 조치는 2013년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그랜드 유동성 장세' 가능성을 더욱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QE4는 글로벌 펀드플로우 상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QE4 결정 이후 외국인 순매수는 단기적인 베팅보다는 중장기적인 자금으로 선순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 유동성이다. 외국인은 현재 코스피에서 9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최근 11일 동안 2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4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정책 발표 시 미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여건은 한층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증시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질주도 거침이 없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또다시 150만원대를 돌파했으며, 사상 최고가도 경신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4분기 호실적 전망 및 경쟁력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도 그리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사업전략으로 당초 예상보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황구간이 길어질 것"이라며 "4분기에도 다섯분기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 21.0%의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서는 주도주를 따라가며 추세에 순응하는 투자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서 시장의 악재보다 글로벌 전반의 경기회복이라는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시장의 수급주체로 부각된 외국인들과 보조를 맞추어 경기 민감업종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