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와 관련있는 정치 테마주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올랐던 정치 테마주들의 ‘폭탄 돌리기’가 끝나면서 우려했던 대로 폭탄이 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관련한 정치 테마주 14개 종목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 조광페인트 바른손 위노바가 일제히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박근혜 테마주로 여겨지는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에스코넥 신우 등 4개 종목도 하한가로 마감했다. 대표적 박근혜 테마주인 EG는 이날 14.84% 떨어져 간신히 하한가를 면했다.

이들 정치 테마주는 지난달 26일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를 사퇴하면서 대선 판도가 박 후보와 문 후보 양강 구도로 짜여지자 잠깐 급등세를 보이다 지난 4일부터 급격한 하강 곡선을 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정치 테마주의 실적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도 이미 알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라는 테마가 소멸하기 전에 다른 사람보다 먼저 손을 털고 나오려는 일부 투자자가 움직이자 나머지 투자자도 동조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테마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안랩(-1.36%) 미래산업(-3.95%) 등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우성사료(5.77%) 써니전자(2.42%) 솔고바이오(1.38%) 등은 주가가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안 전 원장이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