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01% 하락한 14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 행진은 2거래일 만에 멈췄지만 이날도 장중 149만8000원을 기록하는 등 만만찮은 기세를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3.2%, 하반기 들어선 22.9% 오르는 등 기세가 등등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나홀로 독주’를 하고 있을 뿐 삼성그룹주와 휴대폰·반도체 관련주 등 삼성전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종목들은 주가 측면에서 별다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기는 1.4% 하락했고 삼성SDI는 2.2% 떨어졌다. 삼성테크윈도 불과 0.3% 오르는 등 주가가 제자리에 머물렀다. 하반기 들어서 삼성테크윈은 23.2%나 빠졌고 삼성전기(-0.5%)와 삼성SDI(0.7%)는 주가가 거의 제자리다.
부품·장비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DMS와 유진테크는 하반기 들어 각각 7.0%, 29.3% 하락했다. 스마트폰 수혜주로 불리던 멜파스도 이달 들어 6.3%로 떨어져 주가가 역주행했고 비에이치(-6.7%) 플렉스컴(-5.0%) 역시 삼성전자의 ‘낙수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스마트폰 부문 실적이 예상 외로 좋을 것이란 기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반도체 부문은 내년 생산증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관련주 주가가 좋지 않고 삼성전기나 삼성SDI 등은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삼성전자의 성공스토리는 휴대폰 부문에 집중돼 있는 데다 핵심 부품 상당수를 자체 생산·조달하기 때문에 산업 전반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