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4거래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장중 150만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강화됨에 따라 전 사업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 주가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1000원(0.74%) 오른 149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한 장중 150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실적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애플과의 소송 리스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실적 성장세 + 애플 소송 리스크 '축소'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의 강세에 대해 "애플과의 소송에서 애플 쪽 특허가 일부 무효화 되면서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고 낸드와 D램 가격이 반등하면서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는 등 4분기 실적 전망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2532억원으로, 1개월전과 3개월전의 7조9949억원, 7조4074억원보다 높아졌다.

신영증권은 4분기에 삼성전자가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갤럭시탭의 매출 호조와 어플리케抉� 프로세서(AP)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9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8조3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애플과의 소송 리스크도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과의 소송에 대한 1차 미국 법원의 판결이 올해 안으로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4분기 실적에 배상금을 위한 충당금 적립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애플의 스크롤 바운스백 특허에 이어 휴리스틱스 특허에 대해서도 미국 특허청이 무효 예비 판정을 내렸다. 미국 법원은 탭투줌 특허의 무효화를 시사하는 한편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삼성의 손해배상액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애플이 입증하라"고 명령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지난 8월 배심원들이 결정한 1조2000억조원의 배상금이 크게 축소되고 향후 소송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 주가 상승세 지속…200만원까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160만원대 중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165만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여전한데다 반도체 경쟁업체들이 힘든 상황이어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인 상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180만원에서 최고 187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대비 저평가, 내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사유로 꼽았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200만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강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상 저평가됐고 반도체 부문이 올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되기 시작해 올해 예상 영업이익 29조원, 내년 예상 영업이익 35조원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플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주도했던 혁신이 일상화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IT섹터는 매크로 사이클에 연동되는 대표적인 순환(cyclical)형 섹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혁명으로 IT섹터의 위상이 변화되고 있어 매크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춰도 충분히 성장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디바이스로 표현되는 혁신적인 제품의 출현이 IT 섹터의 구조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정형석·노정동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