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봇대 뽑고 레일 깔고…김정일 요트 수송 '호들갑'

원산~남해~평양 2800㎞ 이동

북한에서 김정일 사망 1주기(17일)를 맞아 그의 요트 수송작전이 요란하게 벌어졌다.

7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일이 애호하던 호화 요트를 동해 원산항에서 그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까지 2800여㎞를 옮기는 대대적인 수송작전을 벌였다. 김정일은 생전에 이 요트나 유람선을 이용해 원산 별장 인근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거나 선상 파티를 즐겼다.

북한은 지난 10월 말 원산항에 있던 요트를 동해에서 남해를 거쳐 서해 남포항까지 옮겼다. 해로 이동 거리는 2778㎞. 이어 트레일러를 이용해 44㎞의 남포~평양 고속도로를 통해 금수산궁전까지 옮겼다. 요트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전봇대를 옮기고 장애물을 철거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요트를 금수산궁전 안으로 들이는 과정에는 임시 레일을 깔고 한쪽 벽면까지 헐어내는 공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도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인 2009년 7월 이탈리아의 유명 요트 제작업체인 아지무트사에 2척(250억원 상당)을 주문했으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구매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다양한 김정일 사망 1주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금수산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을 미라로 만들기 위한 막바지 방부처리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1구의 미라를 만드는 작업에 100만달러, 연간 관리비용으로 150만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금수산궁전 앞 광장을 유럽식 공원으로 만들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콘크리트 광장을 모두 걷어내고 튤립 장미 등을 심고 대형분수를 설치하는 등 공사를 진행해왔다. 내부 치장을 위해 최고급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수입하고 수십만달러를 들여 소파 탁자는 물론 변기까지 구입했다. 특히 신비감을 조성하기 위해 특수 조명기기 수십 t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용 조달을 위해 지난 8월부터 ‘김일성·김정일 기금’ 조성을 추진하면서 최근에는 해외 공관원이나 파견 근로자들에게 달러 상납을 압박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