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토론] 선수 수급·낙후된 경기 시설…산적한 현안 해결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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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1년 만에 7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의 관람스포츠로 정착했다. 2013시즌부터는 9구단인 NC 다이노스가 1군 리그에 합류하면서 20년 만에 다시 홀수 구단 체제로 시장이 확대된다.
선수협회를 중심으로 한 야구인들과 팬들은 내년에 당장 10구단을 창단해 홀수 구단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프로야구의 인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형 프로야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야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10구단 창단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아마야구의 미약한 저변에 따른 선수 수급문제, 프로야구 인프라 부족, 구단의 적자, 시장 환경 미성숙 등은 당장 10구단 창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규모를 볼 때 10개 구단이 적정하지만 10구단을 성급하게 창단하면 기존 문제들이 고착화돼 프로야구의 기반이 더욱 약화될 우려가 높다. 따라서 프로야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수립한 후 그 로드맵에 따라 10구단을 창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2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는 프로선수 16명을 포함한 1.5군을 내세워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주축이 된 일본에 영패를 당하고 대만에도 져 3위의 굴욕을 당했다. 이는 프로야구 인기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초라한 경기력의 현실이며 근본적으로 아마야구의 저변이 좁기 때문이다.
한국 고교선수 일본의 1%…저변 확충 없인 경기력 저하
국내 고교야구팀은 2011년 53개이며 등록선수는 1489명이다. 1980년에는 45개팀 1040명이었다. 국내 경제와 사회 발전 정도를 고려하면 감소한 것과 같다. 결국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 4090개의 고교팀이 있으며, 등록선수는 16만6925명이나 된다. 한국 고교야구 등록선수는 일본의 112분의 1에 불과하다.
열악한 아마야구의 저변은 자칫 프로야구 리그 수준의 하락을 가져오거나 리그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프로리그의 흥행과 성공은 경기의 불확실성과 적절하게 유지되는 승률에 좌우되므로 양질의 선수 수급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아마야구의 근간을 다질 수 있는 장기적 전략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프로야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지난 30년 동안 프로야구에 참여한 대기업의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 각 기업은 자체적으로 법적 허용 범위 안에서 지속적으로 시설 및 경기력에 투자를 해오면서 야구장을 가족, 연인 등이 찾는 문화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런데도 평균 객석 점유율은 68.9%에 그쳤으며 평균 수용 인원은 메이저리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국내 야구의 국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에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고, 축구처럼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한 ‘파주 트레이닝센터’ 같은 시설을 갖추지도 못했다.
이렇게 인프라 및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단순히 10구단 창단으로 시장의 확대를 불러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년간 야구에 투자해온 기업들의 상대적 박탈감 및 소외감을 초래해 자칫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10구단 창단의 전제 조건으로 프로야구 시장 확대를 위한 시설 및 인프라 확충 등 투자가 제시돼야 한다. 이는 기존 구단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한국야구위원회가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부터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9구단 체제로 시즌을 맞게 돼 연전 중 한 팀의 휴식이 불가피해졌다. 쉬는 경기 수는 같지만 롯데는 12차례 연전을 쉰 팀과 맞붙는다. 한화는 8차례, NC·두산은 7차례다. 반면 삼성은 연전을 쉬고 온 팀과 붙는 게 한 차례밖에 되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빙그레의 합류로 7구단 홀수 체제가 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이런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마지막 홀수 구단 체제였던 1990년에는 6월 중순까지 2연전, 이후에는 3연전 위주로 일정이 잡혀 전체적으로 공평해졌다. 불합리한 일정 문제가 제기되면 경기 일정 변경을 통해 그 격차를 최소화하는 노력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
9구단 일정 불균형 문제…7구단 때처럼 잘 처리될 것
마지막으로 10구단 운영 형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구단은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기반 회사들의 스폰서로 운영되는 구조로 지역민들이 주인이 되는 ‘풀뿌리 스포츠’의 이상적인 형태다. 하지만 구단 운영을 위한 재정적인 불안 요인이 있으며 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 흥행 부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반면 기업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 아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모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기형적 구조를 야기하고 모기업이 흔들리면 구단의 존폐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향후 10구단 역시 구단 운영 형태 및 방식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해야 하고, 이에 따른 긍정 요인을 최대화하면서 부정 요인은 최소화하는 장기적 플랜을 짜야 한다.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프로야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저변 확충 없이 리그만 확장하면 자칫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도 있다.
프로스포츠 리그란 경쟁력을 갖춘 팀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기하는 제도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보여줘야 하며 흥행성도 갖춰야 한다.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 발전의 또 다른 계기가 되겠지만, 구단들의 흑자 경영과 프로야구 시장 발전, 팬들의 관람 행복권 등을 먼저 고려한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무조건 서두르자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야구인과 팬, 구단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선수협회를 중심으로 한 야구인들과 팬들은 내년에 당장 10구단을 창단해 홀수 구단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프로야구의 인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형 프로야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야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10구단 창단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아마야구의 미약한 저변에 따른 선수 수급문제, 프로야구 인프라 부족, 구단의 적자, 시장 환경 미성숙 등은 당장 10구단 창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규모를 볼 때 10개 구단이 적정하지만 10구단을 성급하게 창단하면 기존 문제들이 고착화돼 프로야구의 기반이 더욱 약화될 우려가 높다. 따라서 프로야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수립한 후 그 로드맵에 따라 10구단을 창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2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는 프로선수 16명을 포함한 1.5군을 내세워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주축이 된 일본에 영패를 당하고 대만에도 져 3위의 굴욕을 당했다. 이는 프로야구 인기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초라한 경기력의 현실이며 근본적으로 아마야구의 저변이 좁기 때문이다.
한국 고교선수 일본의 1%…저변 확충 없인 경기력 저하
국내 고교야구팀은 2011년 53개이며 등록선수는 1489명이다. 1980년에는 45개팀 1040명이었다. 국내 경제와 사회 발전 정도를 고려하면 감소한 것과 같다. 결국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 4090개의 고교팀이 있으며, 등록선수는 16만6925명이나 된다. 한국 고교야구 등록선수는 일본의 112분의 1에 불과하다.
열악한 아마야구의 저변은 자칫 프로야구 리그 수준의 하락을 가져오거나 리그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프로리그의 흥행과 성공은 경기의 불확실성과 적절하게 유지되는 승률에 좌우되므로 양질의 선수 수급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아마야구의 근간을 다질 수 있는 장기적 전략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프로야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지난 30년 동안 프로야구에 참여한 대기업의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 각 기업은 자체적으로 법적 허용 범위 안에서 지속적으로 시설 및 경기력에 투자를 해오면서 야구장을 가족, 연인 등이 찾는 문화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런데도 평균 객석 점유율은 68.9%에 그쳤으며 평균 수용 인원은 메이저리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국내 야구의 국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에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고, 축구처럼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한 ‘파주 트레이닝센터’ 같은 시설을 갖추지도 못했다.
이렇게 인프라 및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단순히 10구단 창단으로 시장의 확대를 불러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년간 야구에 투자해온 기업들의 상대적 박탈감 및 소외감을 초래해 자칫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10구단 창단의 전제 조건으로 프로야구 시장 확대를 위한 시설 및 인프라 확충 등 투자가 제시돼야 한다. 이는 기존 구단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한국야구위원회가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부터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9구단 체제로 시즌을 맞게 돼 연전 중 한 팀의 휴식이 불가피해졌다. 쉬는 경기 수는 같지만 롯데는 12차례 연전을 쉰 팀과 맞붙는다. 한화는 8차례, NC·두산은 7차례다. 반면 삼성은 연전을 쉬고 온 팀과 붙는 게 한 차례밖에 되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빙그레의 합류로 7구단 홀수 체제가 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이런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마지막 홀수 구단 체제였던 1990년에는 6월 중순까지 2연전, 이후에는 3연전 위주로 일정이 잡혀 전체적으로 공평해졌다. 불합리한 일정 문제가 제기되면 경기 일정 변경을 통해 그 격차를 최소화하는 노력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
9구단 일정 불균형 문제…7구단 때처럼 잘 처리될 것
마지막으로 10구단 운영 형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구단은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기반 회사들의 스폰서로 운영되는 구조로 지역민들이 주인이 되는 ‘풀뿌리 스포츠’의 이상적인 형태다. 하지만 구단 운영을 위한 재정적인 불안 요인이 있으며 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 흥행 부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반면 기업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 아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모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기형적 구조를 야기하고 모기업이 흔들리면 구단의 존폐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향후 10구단 역시 구단 운영 형태 및 방식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해야 하고, 이에 따른 긍정 요인을 최대화하면서 부정 요인은 최소화하는 장기적 플랜을 짜야 한다.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프로야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저변 확충 없이 리그만 확장하면 자칫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도 있다.
프로스포츠 리그란 경쟁력을 갖춘 팀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기하는 제도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보여줘야 하며 흥행성도 갖춰야 한다.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 발전의 또 다른 계기가 되겠지만, 구단들의 흑자 경영과 프로야구 시장 발전, 팬들의 관람 행복권 등을 먼저 고려한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무조건 서두르자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야구인과 팬, 구단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