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터넷 매체 명경망 보도 "중국 '新 4인방' 시진핑 체제 전복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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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등 정권장악 음모설…정계 후폭풍 몰아칠 듯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의 최측근들을 겨냥한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부패척결을 위한 사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6일에는 후 주석의 최측근 등 4명이 연루된 시진핑 체제 전복 기도설까지 제기됐다.
이날 미국에 본부를 둔 인터넷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은 중국 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당 중앙조직부장,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등과 함께 정권 장악 음모를 꾸몄다”고 보도했다. 음모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 수뇌부에 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시 총서기가 반대파를 숙청하며 권력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新4인방, 시진핑 체제 전복 음모
명경신문망은 후 주석의 비서실장(중앙판공청 주임) 출신인 링지화가 10년 전인 2002년 16대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때부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을 정치적으로 공격해왔다고 보도했다. 링지화는 또 당 인사에 개입해 저우융캉 세력이 국가보안 부문을 장악하고 석유산업에서 이권을 챙기는 것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제18차 당대회를 앞두고 링지화는 저우융캉과 보시라이와 결탁해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현재 공산당 고위층들이 링지화 등 네 명을 ‘신(新) 4인방’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명경신문망은 보도했다.
정파만 놓고 보면 링지화와 리위안차오는 공청단, 저우융캉은 상하이방, 보시라이는 태자당에 속해 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보시라이, 저우융캉, 링지화는 급격히 가까워져 일종의 커넥션으로 발전했다는 것이 보쉰 등 반정부 매체의 분석이다. 당시 중국 사법분야를 장악하고 있던 저우융캉은 퇴임 후 정치적 보장을 미끼로 보시라이와 링지화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승진을 지원했다.
보쉰은 링지화의 형 링정처(令政策)가 보시라이의 동생 보시청(薄熙成)과 함께 산시성 탄광업체들로부터 매년 400억위안(약 7조원)의 뇌물을 챙겨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관계는 보시라이가 부패 혐의로 실각하면서 파국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보시라이를 비호하려던 저우융캉도 공격을 받았다.
◆반대파 공격 위한 포석일 수도
리위안차오는 신4인방으로 규정된 4인 중 누구와도 특별한 친분이 없다. 계파 성향도 강하지 않다. 상하이 푸단대를 나온 데다 혁명 원로 아버지를 둬 상하이방, 태자당 인사들과도 친하다. 18차 당대회 이전만 해도 시진핑과 정치성향이 가장 비슷한 인물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내정자와 함께 차기 지도부를 이끌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보시라이 사건 때도 조직부장으로 감찰기관을 지휘했다.
일각에서는 “실체 없는 음모론을 빌미로 시진핑이 경쟁자들과 반대파들을 제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리위안차오는 2007년 시진핑의 상하이시 서기 선출 당시 주요 경쟁자 중 하나였다. 이번 당대회에서도 상무위원 승진이 유력시됐지만 오히려 조직부장에서 물러났다.
또 다른 후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류치바오(劉奇) 중앙선전부장도 지난달 29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전통적으로 중앙선전부장이 참석하는 3일 중국TV예술가협회 전국대표대회와 4일 헌법 공포 3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했다. 류치바오의 측근인 리춘청(李春城) 쓰촨성 당 부서기가 3일 부패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계가 있으며, 리춘청 체포는 애초에 류치바오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