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한 해의 콘서트 중 40%가 몰리는 대목이다. 최근 가수들의 수익 통로가 음반·음원에서 콘서트로 다시 옮겨오면서 연간 콘서트 수는 1800여건으로 늘었고, 장르와 주제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는 인기 가수들이 합동으로 펼치는 공연이 주요 예매사이트 주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R&B 디바 박정현과 발라드 가수 김범수는 23일부터 31일까지 합동공연 ‘그해 겨울’을 펼친다. 지난 9월 예매를 시작한 이래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10위 안을 지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두 가수의 인기곡뿐 아니라 색다른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CJ E&M 콘서트사업부 관계자는 “뛰어난 가창력을 검증받은 두 가수의 만남 자체가 높은 예매율을 이끌고 있다”며 “합동공연은 흥행에 대한 부담을 더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정적인 음색으로 사랑받아온 발라드 가수 바비킴과 김태우는 22일부터 29일까지 합동공연 ‘투맨쇼’를 펼친다. 그룹 GOD 시절부터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김태우와 중ㆍ장년층 남성 팬까지 확보하고 있는 바비킴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공연이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밥&킴’이라는 이름으로 듀엣곡 ‘그런 걸’을 발표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강남역과 대학로, 종로 등에서 합동 게릴라 콘서트도 벌였다. 바비킴은 “서로 갖고 있는 음폭이나 성량이 달라 부딪치지 않고 좋은 화음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윤도현이 이끄는 록밴드 YB와 힙합 듀오 리쌍도 장르의 차이를 극복하고 손을 잡았다. YB는 록과 힙합, 전자음악과의 결합을 시도해왔고, 리쌍도 장기하와 얼굴들을 초대하는 등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즐겼다. 둘의 합동무대 ‘닥공’은 23일부터 31일까지 펼쳐진다.

‘듀오의 힘’은 클래식 시장에서도 통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뭉친 ‘황금 듀오’ 콘서트 표는 예매 시작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매진됐다. 20~30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닌 이들은 남성 프로젝트 그룹 ‘디토’의 2008년 공연 때 처음 만났으나 본격 듀오는 이번이 처음이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와 ‘첼로 소나타’를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