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불안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거래 규모는 연중 최저 수준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시장이 반등흐름은 유지한 채 거래규모는 줄어드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중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3일 3조3900억원, 4일 2조9300억원, 전날 4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일 거래 규모는 연중최저치이며 2010년 2월16일(2조7000억원) 이후 최저 규모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전날 4조원대로 다소 회복됐지만 금융위기 이후 4년간의 12월 평균에는 여전히 못미치는 수준이다. 12월 평균 거래대금은 작년에는 4조9200억원, 2010년 5조9900억원, 2009년 4조6500억원, 2008년 5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코스피 반등은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이 결정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험 수위가 현저히 낮아진 가운데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도 결국 대타협이 모색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거래대금이 이처럼 연중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전반적인 시장 에너지 약화와 투자자들의 짙은 관망 분위기를 시사하는 부분이다.

임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감은 매수주체들이 매수나 매도 모두 소극적인 상태에서 관망심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론 과거 거래대금 바닥이 주가 단기바닥 형성과 일치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현재 투자심리는 무엇보다 정치변수 진행과정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반으로 매기가 확산되지 않는 점도 불안한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되고는 있지만 미국 재정절벽 이슈 등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일종의 풍선효과를 야기하고 있다"며 "소수 종목만이 시장을 이끄는 패턴의 반복으로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날 코스피는 1940선을 회복했지만 상승 종목이 365개에 그치며 하락 종목 444개를 크게 밑돌았다.

이 연구원은 "종목별 매기 확산은 여전히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종목별 매기 확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에이디라인'(AD-Line)이 코스피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말했다. 에이디라인은 주가와 거래량의 상관관계를 통해 시장의 매매 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거래대금의 증가 속도에 따라서는 거래 규모가 시장의 변곡점을 먼저 시사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거래대금 비율이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상승종목비율(ADR)의 상승과 함께 코스피의 반등탄력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거래대금 증가세 반전과 함께 지수 상승세가 전개되는 경우 거래대금의 증가속도는 향후 지수 반등탄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규모 감소와 지수 상승이 함께 일어나나는 것은 시장이 수급적으로 상당히 가벼워지면서 지수의 추세적인 변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현상일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중요 분기점인 코스피 1960~1970선 회복과 그 과정에서의 거래대금 증가폭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겠지만 향후 거래대금이 20일 평균치인 4조원보다 30% 증가한 5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증가세를 보일 경우 코스피의 반등탄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