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서 꺼낸 진주빛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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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정해윤 씨, 가나아트서 개인전
서랍에는 다양한 추억의 씨앗이 있다. 어떤 사람은 빛바랜 흑백사진이나 첫사랑의 연애 편지를 간직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명함이나 일기장, 책 등을 키울 것이다. 이 모든 사연 속에는 한때 감미로운 소통과 관계를 열망했던 수많은 시간이 담겨 있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서랍을 회화적 영역으로 끌어들인 화가가 있다. 7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펼치는 정해윤 씨(40). 서울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정씨는 현대인들의 상처받은 영혼과 희망, 화합의 메시지를 건져올려 이 시대의 풍경을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국내보다 홍콩 유럽 등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서랍 그림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화면 밖으로 곧 떨어질 듯한 서랍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퍼즐 조각처럼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열리거나 닫힌 채 빼곡히 한 화면 속에 들어찬 서랍들 위로 참새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그림은 성냥갑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한지에 은분과 금분을 이용해 수묵채색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한국화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여백을 남겨두지 않고 대상을 크게 확대하는 클로즈업 기법 등 서구 모더니즘 형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서랍을 우주의 일부와 연결한 작업을 하고 있다. 서랍은 우주의 한 부분으로 전환되고 서랍을 연결했던 참새는 반짝이는 진주로 바뀐다. 별들이 만들어낸 미지의 세계를 통해 인간과 우주 사이의 조화에 주목한 것이다.
서랍과 진주들을 잇는 흰 선은 상상 속의 별자리들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별자리는 미지의 별들이 만들어낸 관계를 통해 우주와 인간의 연결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별자리는 인류 문명이 시작되는 바빌로니아 시대 점성술부터 시작됐다고 해요. 고대인들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집대성한 결과물이죠.” 30일까지. (02)720-102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서랍을 회화적 영역으로 끌어들인 화가가 있다. 7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펼치는 정해윤 씨(40). 서울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정씨는 현대인들의 상처받은 영혼과 희망, 화합의 메시지를 건져올려 이 시대의 풍경을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국내보다 홍콩 유럽 등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서랍 그림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화면 밖으로 곧 떨어질 듯한 서랍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퍼즐 조각처럼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열리거나 닫힌 채 빼곡히 한 화면 속에 들어찬 서랍들 위로 참새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그림은 성냥갑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한지에 은분과 금분을 이용해 수묵채색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한국화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여백을 남겨두지 않고 대상을 크게 확대하는 클로즈업 기법 등 서구 모더니즘 형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서랍을 우주의 일부와 연결한 작업을 하고 있다. 서랍은 우주의 한 부분으로 전환되고 서랍을 연결했던 참새는 반짝이는 진주로 바뀐다. 별들이 만들어낸 미지의 세계를 통해 인간과 우주 사이의 조화에 주목한 것이다.
서랍과 진주들을 잇는 흰 선은 상상 속의 별자리들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별자리는 미지의 별들이 만들어낸 관계를 통해 우주와 인간의 연결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별자리는 인류 문명이 시작되는 바빌로니아 시대 점성술부터 시작됐다고 해요. 고대인들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집대성한 결과물이죠.” 30일까지. (02)720-102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