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기계적 성능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운영체제(OS)다. 현재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의 OS를 쓴다는 것은 특정 OS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에 포섭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령 애플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많이 구입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람은 다음 제품도 애플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글 서비스에 익숙한 사람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계속 쓸 공산이 크다.

○한국어 시리 가능한 iOS6

iOS의 최신 버전은 지난 6월 처음 발표한 iOS6다. 9월부터 기존 제품 업데이트가 시작됐고 오는 7일 판매되는 아이폰5에도 iOS6가 내장됐다.

한국 사용자 입장에서 iOS6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로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앱을 실행하거나 스포츠, 영화, 식당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음성을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애플은 지난해 iOS5에서 트위터를 통합한 데 이어 이번에는 페이스북도 OS에 통합했다. 로그인 설정을 해두면 사진 앱이나 사파리 웹브라우저 등과 페이스북을 연결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 저장된 이벤트나 생일을 연락처 목록이나 ‘내 달력’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패스북이라는 전자지갑 기능을 가진 앱도 추가됐다.

그동안 기본 지도로 사용됐던 구글맵은 없어졌다. 대신 애플이 자체 제작한 지도가 들어간다. 애플은 새 지도의 내비게이션 기능과 3D 그래픽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에선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애플 지도는 부실한 데이터 탓에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질타를 받았다. 지도 서비스를 담당했던 스콧 포스톨 수석 부사장은 경질됐다.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연결 상태에서만 쓸 수 있었던 화상통화 ‘페이스타임’을 3세대(3G)나 롱텀에볼루션(LTE) 등 이동통신망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궁금한 것 먼저 알려주는 ‘구글 나우’

구글은 지난 6월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젤리빈(안드로이드 4.1)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0월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4.2 버전 젤리빈을 추가로 선보였다.

젤리빈의 가장 큰 특징은 구글 나우다. 사용자가 궁금한 점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먼저 사용자가 궁금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사용자와 관련된 정보를 축적하면서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 나우를 사용하면 지금 있는 위치의 날씨부터 △주변의 주목할 만한 장소 △근처의 대중교통 이용 방법 △출퇴근 소요시간 △일정 △항공편 △콘서트 △영화 △주변 사진 촬영지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외국 여행을 갔다면 자동으로 환율 계산창과 구글 번역기를 띄우고 한국과의 시차도 알려준다. 검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알림창을 통해 사용자에게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알아서 제공한다. 사용량이 누적될수록 정보의 양과 정확도가 늘어난다. 과학 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는 지난달 15일 ‘올해의 혁신상’에 구글 나우를 선정하기도 했다.

4.2 버전에는 ‘포토 스피어’란 이름의 파노라마 카메라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자의 위 아래 주변 등 모든 장면의 촬영 이미지를 자동으로 합성해주는 기능이다. 하나의 모바일 기기에 복수 사용자 계정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과 케이블 없이 TV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우는 기능 등도 새로 생겼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