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운데도 잘 버텨줘서 감사합니다. 포스코 혼자만의 힘으로 세계 일류가 될 수는 없어요. 죽도시장 역시 포스코의 협력사입니다.”

31일 회식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죽도시장을 방문한 조봉래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상인들을 격려하며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봤다. 부서 회식을 전통시장에서 하는 것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기업문화다.

최일만 죽도시장 상인연합회장(75)은 “죽도시장에 화재가 나거나 궂은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분들이 바로 포스코 직원”이라며 “철사 한 토막이라도 버리지 않고 모으는 데 시장 상인들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세수의 30%를 차지하는 포항제철이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자 포항시민들이 ‘포스코 감사나눔 블로그’에 감사와 격려의 편지글을 올리며 힘을 보태고 있다.

감사나눔 블로그는 포스코가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감사나눔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포스코 패밀리 정보공유포털 사이트에 올초 개설됐다. 박영수 홍보팀장은 “포철과 협력사 직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블로그인데도 일반시민들이 직원 이름을 빌려 쓴 글이 하루 평균 100통이 넘는다”고 말했다.

감사나눔운동은 올해 초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분에 한 번씩 웃고, 하루에 한 번씩 감사를 나누며, 1주일에 한 번씩 선행을 하는 임직원 웃음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대우조선해양, 효성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과 일본의 도요타, 중국의 당산강철 등 글로벌 기업들도 포항제철의 감사나눔운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아메자와 마사모토 도요타 규슈모노즈쿠리연구소 대표는 최근 포항제철을 방문해 “도요타에서 잃어가고 있는 기업풍토와 문화가 포스코에서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감사나눔운동을 세계적인 기업사랑운동의 민관합작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