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부주의가 부른 참화] 대불산단 조선소서 '쾅' 11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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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장 누출가스 환기 안돼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 내 선박블록업체에서 가스폭발사고로 11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31일 오전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단 내 원당중공업 1공장에서 제작 중이던 선박블록 내에서 가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블록 안에서 가스용접 작업 등을 하던 40대 후반의 베트남인 1명과 오모씨(47·여) 등 2명이 숨지고 박모씨(36) 등 9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상자들은 원당중공업 협력업체인 민주이엔지 소속 근로자들로 사고 당시 블록 내에서 용접과 그라인더 작업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이엔지는 지난달부터 원당중공업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160t 규모 모래 운반선(바지선)을 제작 중이었다.
사고 현장에는 처참하게 훼손된 시신 일부가 곳곳에 널브러져 소방당국이 시신수습에 나섰고 폭발 여파로 조선소 지붕이 날아가 폭발 규모가 엄청났음을 실감케 했다. 부상자들은 중앙·기독·한국병원 등 목포지역 3개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일부는 부상이 심해 광주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사고는 근무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암경찰과 영암소방서는 “사고 당시 가스냄새가 났다”는 부상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LPG 가스가 누출된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장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가스 등을 환풍기를 통해 빼내야 하지만 이 같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암=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