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는 증시 상황에서 일부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활용한 증시 부양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동성 확대가 절실한 상장사의 경우에는 자사주 처분이란 카드를,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오히려 자사주 매입이란 카드를 꺼내 들고 주가 부양을 꾀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26분 현재 대신증권은 전날보다 510원(6.20%) 상승한 87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증시 하락에 따라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왔으며 이날 반등은 엿새 만이다.

대신증권은 전날 주가 안정을 위해 자기주식 250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209억2500만원이며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1월26일까지다.

반면 유동성 확대가 절실한 상장사의 경우에는 반대로 자사주를 처분해 주가 부양을 노리고 있다.

산업용 계측기 전문기업인 우진은 지난 24일 장 마감 뒤 시간외매매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20만주와 자기주식 33만5578주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우진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을 처분하게 됐다.

우진은 지난 7월 중간배당으로 자사주 16만3630주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이후 지속적인 자사주 처분을 시장에 암시해 왔다. 아울러 최대주주 측 보유 지분의 경우에도 경영권에 위협을 받지 않는 선에서 일부 매도해 유동성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진 관계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과 자기주식의 매각 목적은 유동성 확대와 거래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며 "과거 주가하락 시 주가 안정을 위해 매입했던 물량을 손해에도 불구하고 매각한 이유는 최대주주와 회사가 유동성 저하에 대한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매각을 통해 유통 물량 부족이 해소되기를 기대하며 향후 추가적으로 유동성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확대 기대가 반영되면서 우진은 현재 7.81% 오른 1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