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2001년 이후 10여년 만에 외부 기관으로부터 전사적인 경영 컨설팅을 받는다. 초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생명이 전사적인 컨설팅을 받은 후 전체 인력의 10%가 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적이 있어 임직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29일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재 위치와 향후 전략을 재정립하기 위해 연말까지 경영전략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인 ‘올리버 와이만’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크고 작은 컨설팅을 실시해 왔지만 이번처럼 외부 업체와 공동으로 대규모 경영진단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까지 늦어져 ‘2020 비전’을 포함한 중·장기 경영계획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상품과 영업, 마케팅, 고객서비스, 해외사업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재점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사적인 컨설팅의 직접적인 배경은 수익률 하락이다. 생명보험 회사들은 고객들이 납부한 보험료를 채권 예금 주식 부동산 등에 재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저금리가 수년째 계속되면서 역마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에만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에 4.66%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해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진단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