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 지출이 늘어난 데다 건설투자와 정부 지출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3분기 GDP 증가율 예비치를 2.0%로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8%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초 JP모건과 웰스파고 등은 9월 핵심 내구재 주문이 부진했다며 1.7%로 예상했다. 미국의 올 1분기, 2분기 GDP 증가율은 각각 2.0%, 1.3%였다.

미국 경제 성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2.0% 증가했다. 이는 2분기(1.5%)에 비해 0.5%포인트 높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 지출이 이번 GDP 증가율에서 1.4%포인트를 추가했다”며 “9월 소매판매도 2010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를 포함한 내구재 지출은 8.5% 증가해 2분기 0.2% 감소에서 반전했다. 정부 지출도 9.6% 늘어나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건설도 사상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14.4% 늘어났다.

반면 기업 설비투자는 1.3% 줄어들어 2분기 3.6%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여름 최악의 가뭄도 악재로 작용, 3분기 GDP 증가율을 0.4%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상무부는 분석했다. 수출도 1.6% 감소해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수입도 0.2% 감소했다.

나이젤 골트 IHS글로벌인사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다”며 “부진했던 주택 건설 부문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다음달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표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경제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