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아제약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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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경영권 강화 포석
▶마켓인사이트 10월23일 오후 3시1분
국내 1위 제약기업 동아제약이 내년 3월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약값 인하 등 어려운 제약산업 환경에서 바이오의약품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대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밑에 전문·일반약품 회사
동아제약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가칭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업회사는 전문의약품 및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주)동아’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아제약’으로 나뉘게 된다. 지주회사는 상장이 유지된다.
(주)동아는 지주회사와 약 0.63 대 0.37의 비율로 인적 분할하게 된다. 기존 동아제약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지주회사 37주와 (주)동아 주식 63주를 받을 수 있다. (주)동아는 재심사를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될 예정이다. 반면 물적 분할 형태인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주주들은 별도 주식을 받지 않는다.
지주회사는 앞으로 바이오의약품 및 해외투자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주)동아는 처방약 등 전문의약품(ETC) 부문을 전담하고, 동아제약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OTC)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담당한다. 회사 사명이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간 것은 박카스 등 일반 소비자 상대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서다.
◆신성장 동력·경영권 강화 동시에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은 국내 제약업계가 처한 상황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올해 4월 시작된 약값 인하 등으로 업계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고, 검찰의 리베이트 상시 단속 등으로 영업환경도 어려운 처지다. 동아제약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6%나 감소했다. 약값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다 보니 영업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동아제약 측은 “지주회사 전환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현재 제약 부문에 집중해 있는 사업영역을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 사업으로 확장하고 사업부 책임경영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권이 강화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제약의 대주주 지분율은 현재 강신호 회장 지분 5.15%를 포함해 10.45%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취약한 지분을 보강하기 위해 일본 오츠카제약(지분율 7.92%), 영국계 다국적사 GSK(9.91%) 등을 주요 주주로 편입하고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할되는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 지분과 맞바꾸면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의 장악력이 커져 경영권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내년 1월 말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환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안재광/이해성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