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역적자 33년만에 최대…상반기 3조2190억엔
일본의 지난달 무역수지(수출-수입)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2012회계연도 상반기(4~9월) 전체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3조2190억엔(약 45조원)으로 불어났다.

일본 재무성은 22일 “9월 무역수지가 5586억엔(약 7조8000억원) 적자였다”고 발표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가 2000억엔가량 줄었지만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액은 5조453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미주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출이 부진했다. 유럽 수출액은 5650억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1% 줄어들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 감소폭은 14.1%에 달했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수출액도 8.3% 줄었다. 미주 지역만 유일하게 0.9%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14.6% 감소했고, 선박과 전자부품이 각각 40.4%와 7.8% 줄었다.

수출 부진의 주된 원인은 글로벌 경기 침체다. 재정위기를 앓고 있는 유럽은 물론 중국 등 신흥시장마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중국 내 반일감정이 높아진 것도 수출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달러당 70엔대를 유지하고 있는 엔화 환율도 여전히 부담이다.

9월 수입액은 5조9183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화력발전을 위한 원료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0% 불어났고, 액화천연가스(LNG)는 11.4% 늘었다.
월별 적자행진이 이어지면서 2012회계연도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총 3조2190억엔(약 45조원)으로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 6개월간 총 수출액은 32조1603억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어든 반면 수입은 35조3793억엔으로 2.6% 증가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