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론 시장 연간 2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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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늘었지만 연체율 증가로 부작용 우려
아버지 병원비로 급하게 500만원이 필요했던 김한구 씨(45)는 지난달 인터넷을 이용해 단시간에 여러 사람에게서 조금씩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대출액 500만원에 대해 이자율 연 25%, 12개월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김씨의 대출 신청에 이틀 만에 90명이 돈을 빌려주겠다고 나섰다. 1인당 평균 5만5000원씩을 투자한 것이다. 김씨의 신용등급이 5등급이고 비교적 안정적인 중소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정보 덕분이었다.
소셜 커머스 시장 확대에 힘입어 올 들어 소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여신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2금융권 이하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금리는 높지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소셜론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사람들도 소액이나마 돈을 빌려주고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자금 공급을 늘리고 있다.
21일 소셜론 업계에 따르면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1위 업체인 ‘머니옥션’은 이날까지 누적 대출 신청 규모가 1816억원에 달했다. 대출액은 200억원 규모다. 머니옥션을 통한 대출은 2010년까지 신청액과 공급액이 각각 1000억원, 100억원가량이었지만 지난해 이후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팝펀딩, 펀딩트리 등 소셜론을 취급하는 업체가 늘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소셜론 시장이 올해 2000억원(대출 신청 기준)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부실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3~4% 수준이던 소셜론 업체들의 대손율은 올 들어 6~7%까지 증가했다. 머니옥션은 올해 현재까지 대손율이 6.5%에 이른다. 2위 업체인 팝펀딩은 대출 잔액 40억원 가운데 3억원가량을 대손처리(7.5%)했다.
통상 은행의 대손율은 0.5%, 저축은행은 8% 수준이다. 김동우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소셜론 신청자들은 대부분 돈을 구하지 못해 대부업체까지 밀려난 사람이어서 손실 위험이 크다”며 “제대로 된 여신 심사 없이 높은 이자만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인 연 30%를 넘는 고금리 소셜론 거래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소셜론 업체들이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사람 양측에서 수수료를 떼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소셜론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대부업법상 대출중개업으로 간주될 소지가 많은데 현행 대부업법은 차입자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셜론
‘소셜 커머스’를 대출에 접목한 것.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다수의 개인이 이자를 받을 목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제도. 차입자 입장에서는 ‘소셜 펀딩’이라고 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소셜 커머스 시장 확대에 힘입어 올 들어 소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여신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2금융권 이하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금리는 높지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소셜론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사람들도 소액이나마 돈을 빌려주고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자금 공급을 늘리고 있다.
21일 소셜론 업계에 따르면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1위 업체인 ‘머니옥션’은 이날까지 누적 대출 신청 규모가 1816억원에 달했다. 대출액은 200억원 규모다. 머니옥션을 통한 대출은 2010년까지 신청액과 공급액이 각각 1000억원, 100억원가량이었지만 지난해 이후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팝펀딩, 펀딩트리 등 소셜론을 취급하는 업체가 늘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소셜론 시장이 올해 2000억원(대출 신청 기준)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부실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3~4% 수준이던 소셜론 업체들의 대손율은 올 들어 6~7%까지 증가했다. 머니옥션은 올해 현재까지 대손율이 6.5%에 이른다. 2위 업체인 팝펀딩은 대출 잔액 40억원 가운데 3억원가량을 대손처리(7.5%)했다.
통상 은행의 대손율은 0.5%, 저축은행은 8% 수준이다. 김동우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소셜론 신청자들은 대부분 돈을 구하지 못해 대부업체까지 밀려난 사람이어서 손실 위험이 크다”며 “제대로 된 여신 심사 없이 높은 이자만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인 연 30%를 넘는 고금리 소셜론 거래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소셜론 업체들이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사람 양측에서 수수료를 떼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소셜론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대부업법상 대출중개업으로 간주될 소지가 많은데 현행 대부업법은 차입자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셜론
‘소셜 커머스’를 대출에 접목한 것.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다수의 개인이 이자를 받을 목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제도. 차입자 입장에서는 ‘소셜 펀딩’이라고 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