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카이브리지 헤지펀드 콘퍼런스(SALT) 행사장은 세계 36개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의 투자자로 가득 찼다.
헤지펀드에 3500만달러를 투자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정크본드의 제왕’ 마이클 밀켄 밀켄연구소장,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등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한국에서는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축제로 꼽히는 SALT가 올해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콘퍼런스를 열기로 한 것도 아시아 시장에 대한 헤지펀드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털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가 잠시 고통받고 있지만 헤지펀드산업은 조만간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그 성장을 이끄는 중심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67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은 앞으로 10년간 전체 운용자산의 30%를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재정위기 여파로 전통적인 헤지펀드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미국과 유럽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선가드의 대체투자 부문 글로벌 대표인 마크 화이트맨은 “대다수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 지역에 있다 보니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자금조달(펀드레이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다 보니 헤지펀드들의 관심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화이트맨 대표는 “아시아 경제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헤지펀드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 레빈슨 포트레스투자그룹 아시아 지사장은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향후 3년간 아시아 지역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오카다 하이랜드캐피털 매니지먼트 대표는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헤지펀드는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새로운 투자기법으로 무장한 헤지펀드도 아시아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LT, 세계최대 헤지펀드 행사…아시아선 처음
스카이브리지 헤지펀드 콘퍼런스(SALT)는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업체인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행사다. 200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개최된 뒤 매년 열리고 있다.
SALT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과 금융투자 업계의 거물들을 불러모을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SALT 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싱가포르=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