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노르브레이크가 없었다면 세계 철도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위상이 지금만 했을까요.”

세계 최대 철도차량 제동장치 시스템 제조업체 크노르브레이크의 한국 법인인 한국크노르브레이크의 박창기 사장(55·사진)은 “크노르브레이크는 현대로템에 제동장치를 공급하는 부품업체지만 높은 명성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인도네시아의 RS1프로젝트를 비롯 터키 아일랜드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 크노르브레이크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크노르브레이크는 1905년 설립 이래 26개국에 현지법인이 있다.

박 사장은 로템과 크노르의 대표적인 윈-윈 사례로 터키시장을 꼽았다. 그는 “현대로템은 지난해 터키 철도시장의 70%를 점유할 만큼 확고한 리더로 자리잡았다”며 “크노르는 터키 정부에 로템의 경쟁력을 설득하고, 로템에는 터키 시장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제공하며 수주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터키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함께 공략하면서 지난해 불황에도 철도차량 부문에서만 2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크노르브레이크가 100년 넘게 세계 차량 제동장치 시장의 선두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박 사장은 “철도차량 제동장치는 일반 도로보다 접지력이 훨씬 낮은 철제 레일을 달리는 만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보성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지난 2월부터 한국크노르브레이크 사장을 맡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