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장밋빛 미래 꿈꾸는 아침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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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대지가 토해내는 차가운 입김이 아직은 만물을 어루만지고 있을 이른 아침 두 젊은 남녀가 산책을 나섰다. 가볍게 팔짱을 낀 두 사람은 차림새로 보아 고귀한 신분임이 틀림없다. 옆에서 제발 자기한테 관심 좀 가져달라고 채근하는 스피츠 견의 모습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몰입해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1727~1788)가 그린 ‘아침 산책’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초상화다. 귀족의 부부초상화라면 화려하게 장식된 실내에 다소 거들먹거리는 모습으로 묘사하는 게 일반적인데 게인즈버러는 화려한 치장보다는 얼굴과 자세에서 풍겨나는 우아함으로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를 아침 산책하는 모습으로 묘사한 점은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우리의 삶도 늘 아침 산책할 때의 상쾌함으로 가득 찬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