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활을 걸고 있는 새 운영체제(OS) '윈도8'의 출시를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가 '윈도8' 마케팅 비용으로 단일 IT제품 출시 사상 최대 규모인 15억~18억 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MS는 오는 26일 윈도8 출시를 발표하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MS는 이 행사에서 윈도8과 함께 자체 태블릿 '서피스'와 ARM 프로세서 기반의 '윈도RT' 출시를 선언한다.

윈도8은 '윈도8 스타일 UI'로 사용자 환경을 바꿔 터치 패널이 적용된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디자인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S가 전통PC보다는 태블릿PC와 하이브리드PC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며 "궁극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하이브리드PC, 데스크탑 등 모든 형태의 PC를 아우르는 완전 통합(Full Integration)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윈도8은 사용자 환경과 성능 개선과 함께 PC, 노트북, 태블릿 등에서 모두 사용될 수 있는 OS로 개발됐으며 플랫폼을 단일화했을 뿐 아니라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연결했다.

부팅과 프로그램 실행 속도도 전보다 빨라졌다. 최 애널리스트는 "하드디스크 환경 PC에서 윈도8 프리뷰 버전 OS를 테스트한 결과, 부첵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며 "윈도XP, 비스타, 7 등의 부팅 시간이 통상 30초 내외인점을 감안하면 윈도8의 부팅 속도는 매우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앱과 앱 사이의 연결성, 강화된 성능과 전력소비 효율,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하는 앱 개발, 지원 프로세서와 주변장치 종류 다양화 등도 특징으로 알려졌다.

◆ MS 국내 유통사, 수혜 기대감 '활짝'

윈도8 국내 총판을 보유하고 있는 포비스티앤씨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비스티앤씨 주가는 지난달 이후 전거래일까지 53.54%나 급등했다.

2005년 설립된 포비스티앤씨는 MS의 교육기관 총판권을 획득한 이후 윈도XP, 윈도비스타, 윈도7을 유통 판매하면서 매년 꾸준하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일반 유통이 아닌 솔루션 컨설팅 및 개발 사업, SI까지 제공하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고부가가치 공급업체로 성장중이라는 평가다.

김현석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포비스티앤씨는 2010년 옛 우리담배판매틀 통해 우회상장해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업용 총판인 디지털모아를 지난 2월 인수하면서 교육용에 이어 상업용까지 진출, 사업다각화로 인한 외형성장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MS가 PC, 테블릿, 스마트폰이 통합된 운영체제인 윈도8을 출시함에 따라 포비스티앤씨의 사업영역인 교육 및 상업부문의 윈도 OS 교체수요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2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미FTA 체결 이후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강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포비스티앤씨의 지난 6년간 매출액은 세배 가량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학교ㆍ학원용 PC수량이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 증가 요인의 대부분이 정품사용 비중증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초 MS가 국방부를 상대로 2000억원대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요구하는 등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크게 강화되면서 MS의 과금이 강화되고 있다.

그는 "국방부와 같이 큰 기관을 상대로 한 문제제기는 기타 사용자들의 정품사용 비중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설 기업 및 학교 등의 소프트웨어 정품사용 비율이 기존 대비 매우 높은 점이 이의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정품사용 증가로 인한 포비스티앤씨의 매출액 증가 속도 및 증가폭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터치스크린 대형화…TSP 제조업체

태블릿PC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윈도8 출시로 터치스크린 패널(TSP) 제조업체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터치 스크린 패널이 대형화되면서 일진디스플레이, 에스맥, 이엘케이, 태양기전 등 관련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태블릿PC 성장에 따라 필름 타입의 터치스크린패널 생산능력 증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윈도우8이 적용된 PC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터치 스크린 패널 업체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태블릿PC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점도 국내 터치스크린 제조업체들에게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전세계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은 현재 8%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윈도우8 출시와 함께 2013년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제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터치 스크린 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더 많은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TSP 분야 수혜 업체로 삼성전자 중대형 터치스크린 패널 메인 공급 업체인 일진디스플레이와 주요 PC 업체로 4분기 중 터치스크린 패널 공급이 전망되는 이엘케이를 추천했다.

◆ 메모리 반도체, 잠식효과 제외시 수요 20% 확대

최도연 LIG증권 애널리스트는 "윈도8 제품은 노트PC와 태블릿PC 시장과 IT 소비 측면에서 서로를 잠식하면서 경쟁할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점은 윈도8 적용 제품의 시장 침투는 메모리 반도체 입장에서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신영증권은 태블릿PC로 분류되는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잠식효과(Cannibalization) 때문에 발생하는 기존 시장 잠식분을 제외하고 윈도8 출시에 의한 순수 신규 수요 확대 효과가 2013년 20%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윈도 적용 제품이 기존 태블릿PC 시장을 뺏어올 경우 D램 채용 용량 증가에 의한 D램 수급 개선이 기대되고 노트PC 시장을 뺏어올 경우 PC D램의 전문화와 SSD 시장 침투 가속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PC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애플의 강력한 IT 시장 장악력도 축소될 것이며 IT 부품 업체들의 가격 협상도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게 최도연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LIG증권은 윈도8 RT 버전 태블릿PC에는 2기가바이트(GB), 프로(Pro) 버전 하이브리드 PC에는 4~8GB의 D램이 채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애널리스트는 "기존 태블릿PC의 D램 용량이 대부분 1GB인 점을 감안하면 윈도8 적용 신제품의 시장 침투는 D램 수요에 분명 긍정적"이라며 "하이브리드 PC 2000만대 당 D램 수급이 1.1% 개선될 것"이라고고 판단했다.

또 윈도8 프로 기반의 하이브리드 PC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는 "태블릿PC 형태를 취하는 하이브리드 PC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채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윈도8 OS의 메모리 여유 공간에 대한 최소 요구 사양이 20GB인 점을 감안하면 윈도8 태블릿PC와 하이브리드 PC에는 적어도 32GB 이상의 낸드가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 수요의 경우 하이브리드 PC 2000만대 당 2.2%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윈도8이 출시되면 애플의 IT 시장 장악력이 축소돼 반도체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순수 메모리업체인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비메모리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삼성전자를 차선호주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