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연구소(소장 김시민 상무·사진)는 터치패널 부품 소재 중 생산성이 우수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필름을 이용해 유리를 대체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터치패널용 PET 필름 소재는 까다로운 품질과 첨단 기술,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연구소 측은 “현재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데 일본 제품을 국산화해 부품 소재의 국가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Displaybank)에 따르면 지난해 터치패널 시장 규모는 125억7650만달러에 달했다. 2010년 59억3340만달러보다 123% 증가한 수치다. 또 2015년까지 연평균 27.5%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연구소 측은 “터치패널 부품 소재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국내에서는 패널 단계 제품만 생산하는 등 국내 경제의 성장 동력인 LCD도 핵심 부품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게 현실”이라며 “핵심 소재와 부품에 대해 일본에 의존하는 수급 구조를 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감성터치 플랫폼 개발 및 신산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터치패널 핵심 부품인 ITO(인듐주석산화물) 필름의 원천 소재인 PET 필름, 이 필름을 가공한 하드코팅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 맥스필름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시민 소장은 “그동안 한국 경제는 기업의 과감한 투자 유치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중장기적 안목에서 핵심 소재의 독자 기술화에 투자해야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산업을 보면 기계 분야 기술이 강했던 유럽에서 전기전자 기술이 강한 일본 등 아시아로 주도권이 이동해 왔으나 앞으로는 경량화 소재, 배터리, 연료전지 등 화학소재 기술을 가진 곳에서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조공정의 혁신적 개선을 통해 굴지 기업이 됐던 GM과 포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케이스를 보면 알 수 있듯 디스플레이산업에서도 공정 혁신을 넘어 핵심 첨단 소재 확보가 관건이며 이를 투자와 연계시켜야 한국의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코오롱이 전신이다. 코오롱은 1957년, 1971년에 각각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생산 체계를 갖췄으며 1970년대 자동차 소재, 1980년대 베이스필름, 1990년대 전자재료 소재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2000년대에는 화학 및 패션사업을 끌어들이며 현재 산업자원·화학·필름·패션 등 4개 사업축을 갖췄다. 2010년에는 코오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화학제품 생산 전문회사로 출범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다가올 미래를 위해 유기태양전지, 플렉서블(flexible)기판 소재 등 미래 첨단 소재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톱(top)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