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시40분께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서 김모씨(61)가 라이터와 휘발유로 불을 지르고 건물 밖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불은 사무실 집기류를 태운 뒤 교과부 직원에 의해 6분 만에 꺼졌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당시 사무실에 있던 교과부 직원은 “모르는 남자가 갑자기 들어와 배낭 안에 있던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고, 직원들이 대피하는 사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투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청사 출입증과 비슷한 모양의 신분증을 청사관리 직원에게 보여주고 들어온 것으로 확인돼 청사의 출입자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출입증에 출입처가 적혀있지 않아 위조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휴일이라 청사 출입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부처 공무원이나 정부청사관리소 직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재 무직인 김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까지 모 은행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 왔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불을 지르고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