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아이디, 아이락글로벌, 르호봇테크 등 홍채인식기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5년 3140만달러였던 세계 홍채인식 시장이 내년엔 3억1330만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제품 개발 및 시장 선점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 홍채인식사업부에서 출발한 아이리스 아이디(회장 구자극)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의 데이터센터(미국 내 8곳, 유럽 내 3곳)에 홍채인식기 ‘iCam4000’을 출입통제시스템으로 공급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애플의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와 씨티그룹, 뉴욕 증권거래소 등도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다.

홍채보안 모듈업체 아이락글로벌(사장 김성현)은 지난해 휴대용 신원인증 홍채보안카메라 ‘아이리스캠200’을 개발, 올해부터 마케팅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형태로 소형화한 아이리스캠200은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해 행사시설 등에서 주요 인사 경호시 접근이 허가된 요원인지 확인하거나 국가 기간시설물의 출입요원을 검증하는 등 신원 확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동공 크기별 홍채코드를 각각 생성해 주변 빛 변화에도 인식률을 높여주는 알고리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과 일본. 지난해 일본 보안업체로부터 100만대 납품 계약을 따냈고, 20~30개의 해외 업체와 수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올해도 일본 최대 보안전문업체인 세콤과 중국의 ZK텍에 각각 7만대의 홍채인식 모듈을 수출했다.

홍채인식기를 적용한 휴대용 저장장치(USB) 제품도 등장했다. 르호봇테크(사장 김정용)는 USB에 홍채인식 기술을 입힌 ‘아이리콘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 내년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의 홍채인식을 구현한 이 제품은 등록된 사용자 외엔 홍채인식 과정을 거치지 않고 플래시메모리 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사용자는 5㎝ 떨어진 위치에서 플래시메모리 내 홍채 카메라만 응시하면 된다. 다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정용 사장은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과도 기술 제휴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광 아이락글로벌 부사장은 “3년 전만 해도 세계 생체인식 시장에서 홍채인식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20%씩 성장해 올해 5%대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같은 비율로 성장한다면 2014년엔 홍채인식기가 전체 생체인식 시장의 10%까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체인식 가운데 지문이 90%, 얼굴과 홍채가 각각 5%를 나눠 갖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 홍채인식기술

홍채인식 카메라에 사용자 눈을 비추면 적외선을 이용해 이미지를 촬영한 뒤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홍채의 명암패턴을 8개의 원형으로 분석해 고유의 개인 홍채코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오인식률은 0.000007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