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2일 오후 1시42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SK 계열 윤활유 업체인 SK루브리컨츠가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병행키로 했다. 예상 시가총액이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SK루브리컨츠는 내년 공모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내년 6월 상장을 목표로 IPO 주관사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외 증권사 20여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상장하려면 늦어도 2월께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SK루브리컨츠는 심사청구 전인 내년 1월부터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기 위한 프리IPO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프리IPO에 성공하면 IPO 시기를 다소 늦출 수도 있다”며 “프리IPO가 성사되지 않으면 내년 6월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상장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가 IPO와 프리IPO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유는 프리IPO를 통해 공모 규모를 조절하고 보다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IPO 공모 때 내놓는 것보다 프리IPO를 통해 공모 물량을 줄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리IPO에서 산정된 주당 가치는 IPO 공모가격 기준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SK루브리컨츠는 상장 주관사 선정 평가 항목에 이례적으로 ‘블록딜 트랙 레코드(대량 매매 주관 수행 실적)’를 포함했다. 프리IPO로 모집한 투자자 물량을 블록세일하거나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 잔여 지분 중 일부를 추가 매각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SK루브리컨츠의 시가총액을 3조~4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정유와 함께 윤활유 사업도 함께 벌이고 있는 상장 정유사인 에쓰오일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정도에서 거래되는 것을 감안한 수치다. 공모 물량을 발행 주식 수의 25~30%로 가정할 경우 공모 규모는 최소 1조원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프리IPO 규모에 따라 IPO 공모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오랜만에 나오는 조 단위 ‘메가 딜’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만 적정하다면 프리IPO와 IPO 모두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