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 모멘텀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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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선물 변지영 > 최근 달러원환율은 장중 저가 기준으로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1109원까지 내려왔다. 유로존 위기가 전면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됐고 유로존이나 미국 연준 등 주요 국가에서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경기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이 그 배경이다. 사실 우리 국내 펀더멘탈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하방 경직성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110원 하향 테스트가 여의치 않은 모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0월에 계속 1110원 하향 테스트가 잇따르고 있지만 1100원을 앞두고 추가 하락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데다가 개입경기 역시 상당한 까닭에 추격매도가 약화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담들을 극복할 만한 추가적인 하락 모멘텀이 부재하기 때문에 시장은 일단 숨 고르기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모멘텀을 대기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SM이 출범하면서 유로화는 화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흐름들은 기존에 제기되었던 불확실성이 하나 둘씩 해소되는 과정이지 유로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만한 새로운 호재가 제기되었다고 접근하기는 어렵다. ESM이 출범한다고 해도 기존에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 특히 자금부족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은 유로화의 장기 추세 중 하단을 높이는 과정이다.
특히 2010년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와 스페인으로의 전이 우려가 한창이던 시기는 유로화의 저점이 1.18달러 중후반에서 움직였다. 다만 지난 7월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가능성이 제기된 시기의 경우 1.20달러 중반으로 장중 저점이 높은 흐름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하단에 대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악재가 터진다고 해도 유로존 전면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이미 일정 부분의 방화벽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유로화의 낙폭이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고 1.20달러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하단에 대한 변동성을 축소시키는 부분이 될 것이다.
유로화가 상승 추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로존이나 유로화와 관련된 여건이 다른 지역이나 통화에 비해 나은 무언가가 필요한데 경기침체나 재정위기와 관련된 불확실성 등 여러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보더라도 유로화는 상승 탄력을 받을 만한 호재나 강한 펀더멘탈은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로화는 굉장히 탄력 있고 일관적인 방향성을 가지기 어렵다. 오늘 EU 재무장관회의가 예정되어 있지만 사실 이렇다 할 해법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 스페인이나 범 유로존 차원의 단일 은행감독기구를 마련하는 것에 있어서도 여전히 회원국 간 이견이 계속 확인되는 흐름이 보여지고 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인지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달러 약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미국 연준의 QE3 발표 이전까지 계속 달러화는 상당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재료 자체가 선반영되었고 독일 헌재의 ESM 합헌 판결 등 유로존 관련 호재 때문에 9월 중반 이후 달러화는 소폭 반등하는 흐름이다. 이 달러 약세가 다시 제기되느냐, 아니냐의 여부는 일단 시장이 소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고 추가적인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에 다가오는 이벤트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실물지표와 실적 발표와 관련된 부분이다. 베이지북에서 나타나는 경기평가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리스크 온 랠리를 중단하고 지표 추이를 지켜보는 과정에 있다. QE3 자체가 워낙 실효성 논란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경기지표가 반등할 것인가의 여부는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QE3 발표 이후 소비심리를 시작으로 ISM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지수와 같은 서베이에 근간한 심리지표는 일제히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QE3가 발표된 것이 9월 후반이었기 때문에 9월 전체의 경기성과를 근간으로 산출되어 10월에 발표되는 실물지표들에서 가시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베이지북에서 9월 후반에 경기가 반등하는 조짐이 있었는지, 혹은 바닥을 탈출하는 정도의 신호가 나타났는지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다면 경기 기대심리를 유지시켜주면서 달러 약세가 제한적이나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실적은 사실상 2009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히 컸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 지표에서 실제로 기대할 것이 크지는 않겠지만 QE3 발표 이후에 소비심리가 반등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실적 전망이 당초 우려보다 개선될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적 전망들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면 경기 기대감도 탄력을 받으면서 다시금 달러 약세를 제기할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금리인하 가능성 기대감이 상당히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시행했고 일본도 자국의 통화가치 절상을 방어하기 위해서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했다. 호주도 이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상황이므로 한은이 이 같은 흐름에 동조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한 상황이다. 어제, 오늘은 세계은행이나 IMF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하강 위험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음을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조금 더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서울환시 입장에서는 금리인하를 하는지 여부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미 이 기대가 형성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지난 7월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달러원환율 10원 60전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사실 이 당시의 환율 상승을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이 금리인하가 기습 금리인하에 가까웠다는 점, 시장이 거의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QE3가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으나 이것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경기회복을 견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관련된 회의론이 상당히 강해졌던 상황이다. 또 한 가지는 중국의 GDP 발표를 앞두고 아시아경기 우려가 상당히 커졌던 상황이었다. 이런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율의 상승폭을 과도하게 키운 바 있다.
또 주목할 것은 그날 10원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그 다음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오히려 금리인하 이전 수준보다 낮은 환율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으로 금리인하가 서울환시에 가지는 영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특히 이번에는 일단 금리인하 기대감이 상당 부분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시의 가치는 금리인하가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환율의 상승폭은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금리인하가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환율이 상승폭을 빠르게 되돌리는 과정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환시의 영향력은 이벤트성에 가깝다.
전체적으로 국제환시가 큰 방향성을 가지기는 어렵다. 정책대응에 대한 기대, 각국이 공격적인 정책대응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급격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부각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위험선도에 급격히 배팅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특히 양적완화 등의 조치들은 이미 일정 부분 반영된 상황이고 학습효과를 통해 경기 견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선제적으로 달러 약세에 배팅하는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가팔라지는지,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둔화되는지 여부에 따라 달러원환율의 하락 속도와 달러 약세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전면적인 리스크 온 랠리보다는 각국 경기여건에 따라 통화가 개별적으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좋은 신흥국 통화와 북유럽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반영하면 달러원환율은 여전히 아래쪽이 우세하다. 다만 1100원을 앞두고 개입경기나 매매부담이 상당한 상황이고 이런 부담을 극복할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이 빠른 하락속도를 보이기 보다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점진적인 하락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주 후반부터 다음 주까지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발표되고 다음 주 후반은 중국의 정권교체를 앞둔 당대회와 EU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공격적인 포지션 플레이보다는 신중한 태도들을 보이며 점진적인 하락 흐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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