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9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하향이탈할 경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9원대로 하락하는 등 원화의 강세마인드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1100원선이 강한 저항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 전망의 컨센서스를 보면 대부분 연평균 수치가 1100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추세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풀이했다.

주식시장이 중요한 역사를 쓸 때 마다 원·달러 1100원이 매우 의미있는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4년 11월, IMF위기 이후 레벨업 되었던 원·달러 환율이 처음으로 1100원선을 하향이탈했고 이는 코스피가 장기박스권을 상향돌파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4월에도 일시적으로 1100원선을 하향이탈하는 사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00원을 하향 이탈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원화의 절대적인 가치는 낮은 수준이며, 펀더멘탈(수출과 이익모멘텀)과 외국인 수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며, 주식의 밸류에이션에는 긍정적인 요소라는 판단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수급에 대해 살펴보면, 외국인의 매도가 추세적으로 진행된 것은 2005년부터였고 당시 원·달러 환율은 추세적으로 1100원을 하향이탈하던 시기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수급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원화의 절대적인 가치는 아직 2004년말에 비해 17%나 저렴한 상황이며, 2005년에는 한국기업들의 이익성장이 신흥시장 평균에 뒤쳐지기 시작했을 때지만 지금은 여전히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이익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화의 절대적 가치도 과거에 비해 낮고 이익의 성장성은 신흥시장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가운데 외국인 보유비중은 국가별로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 과거처럼 한국을 팔고 여타 신흥시장을 사는 리밸런싱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향후 원화강세가 계속 진행되더라도 임계치에 도달하려면 강세의 정도와 기간 측면에서 상당한 여유가 있다"며 "원화의 절대적인 가치는 여전히 싸며, 이는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