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10일 일제히 대전·충청지역을 방문해 ‘한밭 전투’를 벌인다. 그간 하루 이틀 차이로 동선을 피해가다가 후보가 된 뒤 처음으로 같은 날 같은 지역을 찾게 된 것이다. 다만 안 후보는 KAIST 등을, 문 후보는 대전과학벨트부지 등을 방문해 두 후보가 조우할 가능성은 낮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대전 방문일정을 9일 오전에 발표했다. 이후 안 후보 역시 같은 날 대전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곤 “일정이 겹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두 후보는 그간 절묘하게 동선을 피해가며 같은 일정을 소화해왔다. 안 후보는 8일 경북 구미 봉산리 불산가스 누출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 앞서 7일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주민을 위로했다.

일정 경쟁은 추석 연휴 전후로 치열하게 벌어졌다. 두 후보는 야권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각자의 고향인 부산·경남(PK)지역을 찾았다.

안 후보는 지난달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부산을 방문해 모교인 부산고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 역시 27일 추석을 쇠러 고향인 경남 양산과 부산으로 향했다. 추석인 30일엔 봉하마을을 찾아 홀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후보는 27일 PK지역을 방문하기 전 1박2일로 호남을 찾았다. 안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광주·전남지역의 민심을 잡기 위해서였다. 문 후보는 광주에서 “나는 호남의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역시 27일 처가가 있는 여수를 비공개로 찾아 ‘호남의 사위’임을 부각시켰다. 지난 2일부터는 2박3일간 호남에 머무르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가 지난달 29일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을 참배하자 문 후보 역시 지난 2일 모란공원을 방문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