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미국의 대표적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의 상승세를 따라갈지 주목된다. 러셀2000이 최고치를 돌파하면 코스닥지수도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것이란 전망과 실적 뒷받침 없이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맞서고 있다.

4일 코스닥지수는 3.88포인트(0.74%) 오른 531.44로 마감,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4일(534.09) 이후의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

미국 러셀2000지수는 지난달 14일 868.50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달 3일엔 838.78로 강세를 유지했다.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 6월 초 737.24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중소형주 랠리로 꾸준히 상승하며 최고치(작년 5월 868.57) 돌파를 눈앞에 뒀다.

중소형주 강세의 시장분위기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2007~2009년 러셀2000과 0.85의 상관계수를 가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러셀2000이 최고치 돌파 뒤 상승세가 이어지면 장기 박스권(430~550)에 갇혀 있는 코스닥에도 우호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러셀2000의 상승 소식으로도 박스권 돌파가 가능해보인다”고 내다봤다.

펀더멘털(기업가치)의 변화 없이 코스닥시장을 장밋빛으로 색칠하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형성된 장기 저항선 550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급 개선과 함께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3분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8월 이후 지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