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의 원산지를 바꿔 판매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무허가 작업장을 차린 뒤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을 원산지까지 바꿔 판매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로 납품업자 윤모씨(55)와 종업원 김모씨(39)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월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을 판매하는 속칭 ‘땡처리 업자’에게서 우족, 양지머리, 잡뼈 등 5t 가량의 축산물을 사들인 뒤 이 중 220㎏ 상당을 경기도 소재 유명 곰탕음식점 등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8년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경기도 하남시에 위생시설을 갖추지 않은 무허가 작업장을 만들어 놓고 서울 잠실동 소재의 축산업자에게서 사들인 수입 쇠고기, 돼지고기 등 시가 32억7000만원 상당 축산물 432t 가량을 출장뷔페, 교도소, 기숙학원, 대학 구내식당 등 단체 급식시설에 납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축산물을 가공·포장하는 과정에서 멕시코·호주산 축산물을 납품업자가 원하는 한우, 미국산 등으로 원산지를 마음대로 바꿔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기한은 아예 표기하지도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장 냉장고 위에 쥐똥과 고양이 똥이 다량 발견되는 등 위생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추가로 불법 유통된 축산물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