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 좌석공간 확 넓힌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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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디자인 혁명 중 (3)·끝 유럽 뒤흔든 K디자인
최민규 등 차세대 디자이너, 혁신제품 선보여 한류 선도…창의적 인재 육성 절실
최민규 등 차세대 디자이너, 혁신제품 선보여 한류 선도…창의적 인재 육성 절실
2000년, 세계 항공업계에 혁신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항공기 좌석 디자인을 경쟁적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 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웨이)이 첫 선을 보인 ‘뉴 비즈니스석’이 시발점이었다. 이 회사는 두 개의 좌석을 에스(S)자 형태로 마주 볼 수 있게 배치해 승객이 발을 쭉 뻗고 누울 수 있게 했다. 좌석 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른 항공사보다 10%가량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혁신을 이뤄낸 주인공은 한국인 디자이너 이돈태 영국 탠저린디자인 공동대표(44). 이 사장은 2001년 영국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인 IDEA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고객의 잠재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항공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였다.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며 세계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차세대 디자인 리더’ 프로그램을 등용문으로 해외 무대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것으로 2004년부터 재능있는 글로벌 디자이너를 육성·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차세대 디자인 리더 1기였던 이 사장은 “해외 전시, 연수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글로벌 디자이너로서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0년 런던뮤지엄이 선정한 ‘2010 올해의 디자인상’에 오른 최민규 씨(31)도 마찬가지다. 차세대 디자인 리더 9기인 그는 ‘폴딩플러그’를 개발했다. 영국의 플러그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만들어진 것이라 두께가 5㎝에 달한다. 최씨는 노트북은 점점 얇아지지만 플러그 부분은 부피가 커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1㎝로 줄이고 접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11기인 박윤녕 씨(30) 역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기업, 병원, 대학 등에서 이뤄지는 회의에 함께 참석해 회의 내용을 즉석에서 그림으로 그리는 방식이다. 박씨는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쉽게 표현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디자인’ 열풍을 확산시키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개선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월러 골드스미스런던대 디자인학과 교수는 “서비스디자인 등 새로운 분야에선 아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부족하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디자인 교육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디자인 학교에선 ‘과정’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에선 ‘결과’만 강조한다는 것. 이 사장은 “이런 교육 방식이 지속된다면 깊은 사고를 하는 훈련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던=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혁신을 이뤄낸 주인공은 한국인 디자이너 이돈태 영국 탠저린디자인 공동대표(44). 이 사장은 2001년 영국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인 IDEA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고객의 잠재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항공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였다.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며 세계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차세대 디자인 리더’ 프로그램을 등용문으로 해외 무대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것으로 2004년부터 재능있는 글로벌 디자이너를 육성·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차세대 디자인 리더 1기였던 이 사장은 “해외 전시, 연수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글로벌 디자이너로서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0년 런던뮤지엄이 선정한 ‘2010 올해의 디자인상’에 오른 최민규 씨(31)도 마찬가지다. 차세대 디자인 리더 9기인 그는 ‘폴딩플러그’를 개발했다. 영국의 플러그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만들어진 것이라 두께가 5㎝에 달한다. 최씨는 노트북은 점점 얇아지지만 플러그 부분은 부피가 커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1㎝로 줄이고 접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11기인 박윤녕 씨(30) 역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기업, 병원, 대학 등에서 이뤄지는 회의에 함께 참석해 회의 내용을 즉석에서 그림으로 그리는 방식이다. 박씨는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쉽게 표현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디자인’ 열풍을 확산시키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개선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월러 골드스미스런던대 디자인학과 교수는 “서비스디자인 등 새로운 분야에선 아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부족하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디자인 교육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디자인 학교에선 ‘과정’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에선 ‘결과’만 강조한다는 것. 이 사장은 “이런 교육 방식이 지속된다면 깊은 사고를 하는 훈련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던=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