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 사주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75% 부유세 추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장폴 아공 로레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부유세가 그대로 시행되면 프랑스에서 사업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프랑스에서 재능 있는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 정부가 28일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연 100만유로(약 14억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2년간 최고 75%의 소득세를 물리는 방안에 대한 세부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프랑스 기업들은 75%라는 세율이 프랑스에서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공 회장은 지난해 프랑스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자는 탄원서에 서명했던 16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지난해 총 보수는 396만유로(약 57억원)다.

아공 회장은 ‘왜 마음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경제가 어려울 때는 고소득자가 (더 많은 세금으로) 이바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75%라는 높은 세율이 적용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초 프랑스에서 가장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회장이 벨기에 시민권을 신청해 부유세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됐다. 당시 아르노 회장의 시민권 신청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조국을 배신했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아르노 회장은 “사업상 필요한 조치일 뿐 프랑스에서 계속 세금을 낼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