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싸움 끝에 화장품 매장을 철수시켰던 샤넬이 3년 9개월 만에 롯데백화점 본점에 재입성한다.

샤넬은 롯데백화점과 입점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달 3일 서울 소공동 본점에 화장품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매장 위치는 과거 샤넬 화장품 매장이 있었던 자리로, 28일부터 입점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샤넬은 2009년 1월 화장품 매장의 면적과 층내 위치를 두고 롯데백화점과 갈등을 빚다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노원점, 부산점, 대구점, 광주점 등 7개 주요 점포에서 철수했다. 당시 양사의 갈등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민감한 사안을 놓고 대립한 것이어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샤넬은 롯데백화점 본점 재입점에 앞서 지난 8월말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화장품매장을 다시 개점했다. 마진율이나 인테리어 비용 부담 등 입점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샤넬이 롯데 측에 내야 할 수수료율은 소폭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샤넬 관계자는 “지난 3년여 간 롯데 측과 꾸준히 협의를 벌인 끝에 최근 원만하게 타협이 이뤄졌다”면서 “본사의 방침에 따라 계약조건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명품의 상징적 업체를 입점시켜 명분을 찾고 샤넬도 중국 국경절 특수를 맞아 매출을 늘리는 실리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